[블로거21] 십팔 방위제823호나는 단기 근무 사병 출신이다. 그 시절, 사람들은 나한테 자꾸 욕을 했다. “어이, 십팔방.” 1년6개월 출퇴근 근무를 부러워하는 ‘이-십팔’ 개월짜리 군바리들의 패악질이었다. 십팔 개월에 대한 기억은 오직 하나다. 너무 더웠다. 고향 대구는 나의 군 복무를 기다렸다는 듯, 해방 이후 최고의 더위로 ...
19살 소녀의 절망 앞에서제823호 지방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온 어린 소녀가 열악한 환경에서 격무에 시달리며 돈을 모아 고향집에 보내거나 저축했다는 얘기. 동생들 학비를 대기도 하고 스스로 주경야독 고학을 하기도 했다는 수많은 사례들. 소설에서조차 후일담이라 진부하게 치부되곤 하는 그것들과 너무도 닮은 일을 며칠 전 접했다…
[부글부글] 저거 묻어버려!제823호 한 남자가 뜁니다. 그를 막기 위해 11명의 남자가 덩달아 뜁니다. 사실 뛰는 건지 걷는 건지 모르겠어요. 친선 경기라지만 너무들 합니다. 벤치에서 축구 천재 메시가 답답한 듯 고함을 칩니다. 아, 아닌가요. 네, 하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남자가 뜁니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합니다. 아, 저건...
멱살 잡힐 짓제823호1. 월요일 기획회의에서 ‘나쁜 직장 상사 골려주기 대작전’이라는 콘셉트의 기사 기획안을 처음 발제할 때 기자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를 또박또박 앞세웠다. 그런데 내 귀에는 “이 기사는 편집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라는 말로 자동 번역돼 들렸다. 상사 골려주기라…. 내심으로야 아직 현장...
교칙을 학생과 함께 만들어보자제822호 대부분의 아이는 수업을 잘하고 유머가 있고 친절하면서도 아이들을 ‘꽉 잡을 수 있는 교사’를 원한다. 1980년대에는 별로 인기 없던 그 ‘꽉 잡을 수 있는 교사’를 2010년 아이들은 왜 원하게 된 것일까. 쉬는 시간만이 아니라 수업 시간에도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괴롭힘을 일삼는 학생들로 ...
평화와 통일로 새겨진 92년의 삶제822호특무대원들은 박진목을 나무에 묶었다. 새벽 하늘이 밝아오고 있었다. 무성하게 익어가는 보리밭이 보였다. 낙동강 줄기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고 박진목은 생각했다. 육군 특무대원들은 그를 지프차에 싣고 대구 달성군 화원유원지 뒷산으로 데려왔다. 차 한켠에는 가마니, 삽, 괭이가 ...
오픈소스 과외운동제822호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과외 인터넷 카페인 ‘하인싸잇’(cafe.naver.com/hindsight)이 지난 7월26일 개설 1주년을 맞았다. 하인싸잇은 학습지도를 원하는 학생과 무료 과외 봉사를 희망하는 선생님을 연결해주는 전국 단위 네트워크다. 현재 가입...
전쟁영화, 남자와 조국을 노래하다제822호 1973년에 태어난 나와 어릴 적 친구들은 어떤 전쟁도 제 눈으로 본 바 없었지만, 몇 명이 모이기만 하면 늘 놀이의 주제는 ‘전쟁’이었다. ‘파쇼군’과 ‘소련군’ 두 패로 갈라 총 모양의 장난감을 들고 서로 싸우는 척하는 것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소련 아이들의 가장 일반적인 ...
나는 엄마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귀하다제822호 얼마 전 TV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중국의 ‘슈퍼베이비’들이 등장했다. 프로그램 성격상 해외 토픽 정도의 가벼운 톤으로 만든 코너였는데, 거기 나온 40kg의 두 돌 아기 생각에 잠을 설쳤다. 저렇게 심한 소아비만으로 자라면 어릴 때부터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으로 고생...
[블로거21] 연대와 이별하라 하는 시절제822호 10여 년이 흘렀다. 여전히 그 세대에 속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들을 친구라 부르지 못해도, 그들에게 마음을 의지해 버틴 한 시절이 있었다. 1990년대 초·중반에 대학을 다닌 ‘낀 세대’. 새내기 1991년, 강경대의 거리가 있었다. 노동과 통일의 전통이 있었다. 소련이 무너졌고, 혁명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