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말제889호 물 번짐 현상: 토목공학 교과서에 없는 말. 국토해양부가 만들어낸 신조어. 4대강 속도전 사업으로 만들어진 낙동강 보 등 5개 보에서 나타나는 누수 현상을 이리저리 돌려 이르는 말. 한마디로 물 샌다는 말씀. 종편: 이명박 정권 이전에는 없던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억지 법 개정으로 만들어낸 신조...
부조리한 입시 가족극제888호 입시문화를 두고 흔히들 교육제도의 병폐와 수험생 개인의 스트레스를 언급하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입시 문제는 명백히 가족 문제다. 이상화된 중간계급 가족을 봤을 때, 고3을 중심으로 온 가족의 대소사가 돌아가는 상황은 낯설지 않다. 내내 말썽을 부리던 녀석이라 하더라도 고3이 돼 공부하는 시늉이라도 보…
차라리 ‘차별하라’고 말하라제888호 고백하자면, 2009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처음 만들 때부터 내심 조마조마했다. 2007년 차별금지법에 ‘성적 지향’이 있던 것에 시비를 걸어온 이들이, 학생인권조례 차별 금지 조항에도 마찬가지로 포함된 ‘성적 지향’에 시비를 걸어올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처 발견을 못했는지, 경기도 학생...
“나는 참으로 복 많은 사람”제888호 단란한 가정이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절반은 그러할 듯 평범한 가정. 옷가게를 하신 부모님은 사이가 좋으셨고, 그 밑에서 자란 딸 셋과 아들 하나는 모두 밝고 얌전했다.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듯, 그중 셋째로 태어난 강선영(32)씨는 자신들에게 특별한 불행이나 사건이 일어나리라고 조금도 짐작...
시인들 곁으로 그를 석방하라제888호 송경동 시인이 구속됐다. 궂은일과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에게 찾아가 마음을 보태던 시인이었다. 내몰리고 소외받아 벼랑 끝에 선 노동자들을 찾아가 희망을 권유하고 그들이 외롭지 않게 하려고 곁에 있던 시인이었다. 송경동 시인은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시’라고 생각했다. 시인의 역할이 그래왔다는 건, 우리가…
큰 별이 졌다제888호그때 국가는 바빴다. 10월 유신에 반대하는 국민과 정치인을 탄압할 돈과 사람이 필요했다. 금융·조세·환율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출 대기업을 지원했다. 오래전 프랑스가 빼앗아간 외규장각 의궤를 국가는 찾지 않았다. 박병선 박사가 거기 있었다. 1955년 서울사대 졸업 뒤 파리7대학과 프랑스 고등교육원에...
고통받는 이들과 노래로 연대하다제887호 1980년대가 민중주의의 폭발기였다면, 그 가운데에는 민중문예운동이 있었다. 민중의 이름을 내건 문학·미술·음악 등이 현실의 모순을 고발하고, 시대의 아픔과 함께했다. 그 시절 민중문화와 대중문화는 사이좋게 공존했다. 하지만 동유럽의 실존사회주의가 몰락한 1990년대 이후, 민중문예운동은 시나브로...
건강보험료 더 올려 무상의료 실현하자제887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지출이 큰 복지제도는 무엇일까?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이다. 올해 36조원으로 압도적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 국민 모두에게 적용되는 복지가 있다면 무엇일까? 건강보험이 유일하다. 5천만 국민 모두가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대단한 건강보험의 보험료는 누가 정할까? 국회...
마침표만 남은 대법원 보수 일색화제887호 대법원은 세상을 바꾼다. 혹은 바뀔 수도 있었을 세상이 바뀌지 않게 한다. 아들딸 사이에 의견이 갈렸을 때 제사용 재산은 누가 물려받아야 할까? 최아무개씨는 2006년 배다른 남매 3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도 양평의 공원묘지에 묻힌 아버지의 주검을 넘기라”는 유체인도 소송이었다. 최씨는 ...
[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 2] (18) 육식제887호끊을 수 없는 남의 살에 대한 욕망 영양 과잉의 시대, 노동계급의 식단이 된 육식… 인류의 역사와 진화를 통해서 본 고기를 먹는다는 것의 사회학과 생물학 어느 채식주의자의 강연을 듣고 한동안 고기를 안 먹고 살았다. 그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고기를 포기하면 식당에서 딱히 시킬 게 없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