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땐 조기 와해, 안 되면 고사시킬 것”제986호삼성의 무노조 경영 실태를 엿볼 수 있는 문건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동운동이 본격화한 1980년대 이후 꾸준히 관련 문건이 등장해왔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가 2006년 발표한 논문 ‘재벌그룹 삼성이 만드는 ‘대~한민국 원형감옥(Panopticon)’을 보면, 현재까지...
다 바꾸라더니 무노조 똥고집은 왜제986호잔칫집 안팎의 온도 차이는 컸다. 삼성그룹은 지난 10월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룹 임원단을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을 남겼던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 회장 일가도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정보원 인사담당 귀하제986호얼마 전, 서울 강동구 암사1동에 있는 사진관을 정리하고 사진과 영화의 메카라고 하는 충무로에 새로운 사진관 자리를 계약했습니다. 이렇게 간간이 주제넘은 글을 써올리긴 하지만 어쨌든 제 본업은 사진을 찍는 일이거든요. 많이들 와주셨으면 합니다만 요즘 자영업이 보통 일은 아니니 가끔 취업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
송전탑에 깔린 존엄과 행복제985호“우리 가족이 여기 산 지 500년 됐어. 우리 조상님들 모두 다 이 산에 묻혔고. 나는 이 흉물스러운 것(송전탑)들이 여기를 지나가게 놔둘 수가 없어. (송전탑을 세우려면) 내 시체 위에다 세우라고 해.” 경남 밀양시 부북면 화악산 500여m에 위치한 밀양 송전탑 127번 공사장 앞 움막을 지키...
21세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제985호위기였다. 분명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DJ노믹스 1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1999년 40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해 실업률이 20%를 넘겼지만 정부는 400억달러의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자랑하고, 500억달러가 넘는 ...
가장 저렴한 위기관리제985호몇 번의 시행착오 뒤 인터넷 맛집 정보를 믿지 않게 된 내가 식당을 고르는 촉은 간판에 쓰인 이름이다. 그런데 ‘엄마손 식당’ ‘시골밥상’처럼 그럴듯한 이름에 끌려 들어간 식당에서도 간혹 낭패를 보곤 한다. 법률도 간판에 내건 이름과 속이 달라 ‘어이상실’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은데, 기초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진득한 ‘우량주’ 심고 진득한 기다림제985호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했던가. 이제 나무가 돈도 벌어주는 시대란다. 알아서 크는 것이 나무다. ‘나무 재테크’는 투자 비용이 크지 않고 농사에 견줘 손이 덜 간다. 묘목을 키우려면 날마다 밭에 가야겠지만 성목을 키우면 1년에 몇 차례만 들러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나무를 심기 위해 땅을...
혼자 걷던 그 길을 너가 함께 걸었다제985호사람의 유전자에는 초록에 대한 태생적인 그리움이 새겨져 있다. 그 막연한 그리움을 에리히 프롬은 ‘녹색 갈증’(Biophilia)이라는 낱말로 붙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연에 대해 타고난 애정을 가지고 있고, 자연을 경험하려는 생물학적 욕구를 느낀다는 뜻이다. 가로수는, 더 이상 초록을 충분히 경험할 수 없게...
예다씨 삶에 감전된 사람들제985호“난민 신청이 거부돼 가족과 함께 코소보로 강제 송환된 여중생 이야기로 프랑스 사회가 떠들썩한 와중에 한국인 난민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서 온몸이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지난 10월23일, 프랑스에 살고 있는 목수정 작가가 전자우편을 보내왔다. 기획 연재 ‘국민과 난민 사이’ 마지막 회 ...
홈리스, 문화에 베이다제985호지난주 헌책방을 운영하던 지인이 영업을 접었다. 아기자기 공들인 사업이었던 터라 나도 덩달아 심란했다. 하지만 점포를 비워야 했기에 켜켜이 쌓인 책들을 빼내는 일에 손을 보탰다. 낡은 책들이라 얕본 게 화였는지 일을 시작하자마자 종이에 금세 손을 베고 말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날이 선 종이에 베인 상처는 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