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는 방법제1200호 알뜰폰을 쓴 지도 3년이 넘어간다. 10여 년 이용하던 통신사를 버리고 갈아탄 이유는 단순했다. 오래 쓸수록 위약금이 늘어나던 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음성통화를 거의 쓰지 않고 모바일 데이터만 주로 이용하던 사용 형태에 맞는 요금제를 찾기도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2년마다 반복되는 약정 걸린 ...
생존자가 생존하는 법제1200호왼손 검지가 베인 상처는 깊은 속살을 드러냈다. 피가 갓 마른 걸 보니 오래되지 않은 상처로 보였다. 직업이 ‘전기·수도 기술자’라고 했다. 일하다 다쳤겠거니 생각했다. 지난해 12월26일, 베트남 중부 다낭시에 있는 3층집 거실에서 짧은 머리에 검은 점퍼를 입은 그와 마주 앉았다. 민들레 씨 세 ...
한국군 통역병, “그건 죄악이었다”제1200호 한베평화재단·<한겨레21> 공동기획_1968 꽝남! 꽝남! ① 1968 꽝남대학살 지도 ② 무고한 죽음에 대한 예의 ③ 살아남은 자의 물음 “지금 기억나는 한국말 있어요?” ‘방’이 느리게 입을 뗐다...
육아도 연대가 필요해제1200호 주 일요일 자유 시간이 생겼다. 아내와 도담이가 친구를 만나러 가기 때문이다. 육아사랑방에서 만난 마을 친구들인데 아이들 모두 동갑인 까닭에 관심사가 같고, 엄마끼리도 마음이 잘 맞아 모임을 따로 하게 됐다. 엄마 넷, 아이 넷으로 구성된 이들이 주로 만나는 장소는 내가 사는 공공주택의 공용공간인 ‘도담’...
속솜허지 말라이제1200호 ‘속솜허라!’ 속마음을 꺼내선 안 된다는 제주말이다. 4·3이란 거대 국가폭력을 겪었던 제주 사람들에게 이 말은 생과 사를 가르는 말이었다. 반세기 동안 금기어였던 4·3에 대해 자칫 가족사를 발설했다간 빨갱이로 몰리고, 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의식이 지배했다. 누군가는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어야 했다....
여기자도 쉬운 ‘님자’들아제1200호 2006년 이맘때 다른 매체의 기자로 일할 때였다. 늦은 밤 선배가 불러 찾아간 노래방에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람이 만취한 상태로 앉아 있었다. 고급 취재원 앞에서 마냥 황송했다. 폭탄주를 주는 대로 마시고, 시키는 대로 노래도 불렀다. 집에 가도 된다고 해서 노래방을 나섰는데, 술에 취한...
전선의 사진병, 역사를 찍다제1200호 사진은 한때 나에게 이미지에 불과했다. 문서 자료로 구성된 역사를 간단하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자료 말이다. 역사책에 삽입되는 이미지처럼 ‘역사의 한 장면’을 정지 화면처럼 포착하면 충분하다 여겼다. 그러나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사진실을 둘러본 뒤 내 생각은 완전히 변했다. 무거워진 눈과...
6.0 지진이 한국서 일어난다면…제1200호 대만 동부 유명 관광지 화롄에서 2월6일 밤 규모 6.0 지진이 났다. 아파트와 호텔 건물이 기울어지거나 무너져 현재까지 8명 사망, 260명 부상, 67명 실종 등 인명 피해가 났다. 2년 전 같은 날 대만 남부 지역에서도 지진이 나 아파트가 붕괴돼 117명이 숨졌다. 2...
나무 죽이는 올림픽 이게 최선인가요?제1200호이 지면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를 위해 <한겨레21>과 <고래가 그랬어>가 함께 만듭니다. 경제·철학·과학·역사·사회·생태·문화·언론 등을 소개하는 ‘아삭아삭 민주주의 학교’와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고래토론’을 싣습니다. 참여 김민서(11) ...
무엇이 브라이틀링시의 전투를 촉발했나제1200호 이 모든 것은 어린 양의 얼굴 때문이었다. 1995년 1월 영국 잉글랜드 동부의 작은 항구도시 브라이틀링시. 사람들이 울고 소리치고 바닥에 드러눕고 피켓을 흔들었다. 화물차가 가는 길목을 점거하고, 운전대를 탈취한다며 바퀴를 타고 올랐다. 그해 10월까지 수천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