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문법이 틀린 건 아닐까제1219호 그가 올해도 걷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여름 뙤약볕 속에, 장대비 속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통선 337㎞를 걷고 있을 때 여의도에선 “정권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한숨과 “이인영을 누가 말리냐”는 쓴웃음이 함께 새어나왔다. 아니, 차라리 반응이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함)에 가까웠다...
파견인생은 파리인생제1219호 어릴 적부터 운동이 좋았다. 못하는 운동이 없었고, 늘 주전으로 뛰었다. 초등학교 3학년 어느 일요일. 동네에서 놀다 발목을 삐었다. 문을 연 병원이 없었다. 부친은 그를 동네 유도장에 데려갔고, 관장에게 응급조치를 받았다. 그 인연으로 유도를 배워 3단까지 땄다. 수영 특기생으로 대학 체육학과에 ...
모성애라는 코르셋제1219호 “엄마가 되면 오직 가족을 위한 기억과 추억 쌓기에 집중하게 돼. 너만의 행복한 기억과 추억은 사라져버려. 모두가 한목소리로 엄마 역할만 이야기할 뿐이지.” 엄마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 나오는 대사다. 서영희(채시라)는 혼전 임신한 대학생 정효(조보아)에게 ‘나’를 포기...
설렁썰렁제1219호 핵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관리하고 있던 방사선 폐기물 가운데 일부가 실종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연구로와 대전 우라늄 변환시설 등을 조사한 결과, 납· 구리·철제·알루미늄·스테인리스, 금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100여t에 이르는 양이다. 소재는 대강 짐…
난민의 섬제1218호 모든 시작은 길목에 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제주 사람들이 곧잘 하는 말. “올레를 잘 찾아야 한다.” 길목을 잘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생존을 위해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난민’이다. 1%의 섬이다. 하나 정치의 계절이면 뉴스 복판에서 주목받는 섬. 세계자연유산의 섬, 평화...
법꾸라지, 정권과 함께 몰락하다 제1218호 “무죄를 밝혀야 하는데, 내가 왜 도주를 하겠습니까.” 지난 6월12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신의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겁하게 도망칠 생각은 전혀 없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풀어달라는 말이었다. 그는 국가정보원에 민간인·공무원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
보노보 칸지, 불을 모방하다제1218호 숲에서 두 발로 걷는 동물 하나가 나뭇가지를 모아 온다. 검은 털과 평평한 이마, 구부정하지만 사람과 비슷한 체격이다. 나무를 쌓은 뒤 라이터를 들고 불을 붙인다. 불은 활활 타오르고, 열기가 전해졌는지 잠깐 몸을 비키던 동물은 마시멜로를 나뭇가지에 끼워 구워 먹는다. 서커스 묘기가 아니다. 놀라...
설렁썰렁제1218호 ‘경찰은 환영, 검찰은 불만’ ‘경찰은 부글부글, 검찰은 표정관리’. 언론에 비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하나의 기관에서 이처럼 상반된 평가가 나온 적이 또 있었을까. 6월21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보장해주는 게 핵심이다. 6...
재판 거래 악의 축, 법원행정처제1218호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6월15일 “수사가 진행될 경우 사법행정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양승태 대법원장 때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는 수사 국면으로 넘어갔다. 수사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는 것은 사법부와 국민의 몫으로 남…
출산의 조건제1217호 4월 초 ‘워크 체인저’(work changer) 콘퍼런스에 발언자로 나섰다. 내 발언의 마무리는 이랬다. “과거에 100명어치의 노동을 동원해야 생산할 수 있었던 재화를 이제 그보다 훨씬 적은 인원의 노동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숫자는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라고들 합니다. 재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