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윤리제1234호그는 자신을 ‘멩겔레 삼촌’이라고 했지만 세상은 ‘죽음의 천사’라고 했다. 내과의사이자 유전학자인 요제프 멩겔레는 쌍둥이 연구로 악명을 떨쳤다. 눈 색깔의 변화를 보겠다며 눈에 화학물질을 집어넣거나, 한 아이를 발진티푸스에 감염시켜 다른 아이에게 수혈했다. 살아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들이었다. 심…
독자 공동체에 동참하고파제1234호경기도 성남에 사는 독자 안종선(61)씨는 장례지도사다. 한 사람이 세상을 등지면 사흘 동안 고인을 떠나보내는 장례 절차를 주관한다. 죽음을 날마다 보는 안씨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자기 일에 감사하다고 했다. ‘말기 암환자 60명의 아름다운 마무리’(제1226호 특집) 등으로 독자에게 죽음을 고민하게...
21 소모임 띄우리라제1233호 권순부(26)씨는 20대인데, 독자편집위원으로서는 YB가 아니라 OB였다. 카톡방 기반의 독편3.0 이전, 페이스북 기반의 독편2.0 이전, <한겨레21> 회의실(?) 기반의 독편1.0 시절이던 2009년에 독편으로 활동했다. 기자의 안이한 짐작...
21 토크제1233호 나 혼자 살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31년째 가족과 삽니다. 저 혼자 살고는 싶었습니다. 최근 <한겨레>에 경력기자로 들어오면서 집(경기도 안산)에서 회사(서울 마포구)까지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 대장정이 펼쳐졌습니다. 시내버스→지하철 4호선→지하철 2호선→마...
BBK 트라우마제1233호기자를 그만둘까. 셀 수 없이 많이 한 생각이지만, 진짜 그만둘 고비는 딱 두 번 있었다. 첫 고비, 큰딸이 4살 때였다. 늦은 밤 자는 아이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 수치심에 무력감에 기자를 더 할 자신이 없었다. 그날 낮, 서울중앙지검에 들렀다. 대선 2주 전이었다. “뚜렷한 증거가 없다.” 예상한 수사...
21은 누워서도 볼 수 있다! 제1232호 신용철(42) 서귀포시관광협의회 사무국장은 전직 기자 출신 독자님이다. 가장 최근엔 인터넷 언론 <민중의 소리>에서, 그전엔 월간 <말>에서 일했다. “폐간의 아픔을 알기에” <한겨레21>을 후원하는 마음으로 정기구독하고 있다. “섭외할...
21토크제1232호 트럼프, 큰 꿈을 꾸시라 ‘2018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다룬 지난호 표지이야기를 ‘넉넉히’ 혼자 다 막은 정인환 기자가 이번호 21 토크 주인공이다. 9월20일 혼자서 기사 세 꼭지, 총 11쪽을 썼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외고도 받아 넘겨야 하고, 엄청 정신없었을 게다...
당신들의 통일제1232호자칭 ‘1등 신문’ <조선일보>는 억울해한다. ‘친일’ ‘독재 미화’ ‘꼴보수’ ‘수구’ 등 민주화 이후 들은 지 오래된 비난들 사이에서 한때 걷어낸 줄 알았던 ‘반통일’ 낙인이 다시 찍혀서다. 이번엔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가 덧붙어 조롱까지 받는다. 이유인즉 4년 전 박근혜 정부와 ‘떼창’으로 ‘통일 ...
시원하게 바뀌었습니다제1231호기사는 읽는 것만이 아닌 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면의 꼴과 제목, 디자인을 아우르는 편집의 중요성이 큽니다. 종이로 읽는 <한겨레21>(21)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21은 주기적으로 지면 개편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7월10일 발행호(제1169호)에 이어 1년여 만인...
평양의 겉과 속제1231호2004년 한 해가 저물 즈음이었다. 몸담고 있던 <한겨레> 신문 정치부에서 송년회 겸 금강산으로 모꼬지를 갔다. 누구나 육로로 금강산 구경을 갈 수 있던 때였다. 이른 아침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정복을 입은 북한군이 버스 안으로 들어와 절도 있는 동작으로 발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