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오르다 제1247호 겨울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매서운 추위가 반갑기만 하다. 깊게 숨을 들이쉰다. 100m 넘는 수직 빙벽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코앞에 바짝 다가서 있다. 얼음 절벽에 바일(낫처럼 생긴 짧은 피켈)을 내려찍는다. 얼음 파편이 ‘와르르’ 떨어진다. 따라 오르던 사람들이 소리친다. “낙빙!” 얼음이 ...
마침내 마침표제1247호 2017년 11월12일부터 426일 동안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75m 높이 굴뚝에서 농성해온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두 해가 바뀐 2019년 1월11일 무사히 땅을 밟았다. 두 사람은 땅에서 기다리던 동료와 시민들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
허락되지 않은 땅제1246호 유대인들은 ‘신의 약속을 받은 땅’이라고 믿는 가나안(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쪽 지역의 옛 이름)에서 살려고 이스라엘을 세웠다. 1917년 영국 외무장관 아서 밸푸어의 선언을 시작으로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건국됐고, 팔레스타인에 살던 아랍인들과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이곳은 지구의 ...
아빠 잠깐 연설하고 올게 제1246호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월7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주의회 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연설하는 동안, 두 살배기 아들 더치가 ‘공갈젖꼭지’를 입에 문 채 발언대 둘레를 돌아다니고 있다. 네 아이의 아빠인 뉴섬 지사는 연방정부가 국경 지역에 세우는 장벽을 겨냥해 “정치인들이 절대 건설해서는…
철거 속 철물제1246호 “이게 조금 작아요. 2㎜만 크게 해줘요.” 묵직한 자루를 메고 공장으로 들어온 사람이 금속 부품을 내려놓는다. 작업 중이던 사장은 두고 가라고 한다. 잠시 뒤 다른 사람이 들어와 “여기서 이런 것 할 수 있어요?”라고 묻는다. 사장은 가능한 작업이 뭔지, 다른 작업은 어디를 가면 되는지 알려준다. ...
평양 ‘해피 뉴 이어’ 제1245호 2019년 새해를 함께 맞으려는 북한 주민들이 2018년 12월31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설맞이 축하 무대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무대 위 모습을 보고 싶어 아빠 목에 탄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나 손에 든 오색 풍선이, 서울 보신각 주변 풍경이랑 별다를 게 없다. 조금 다른...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제1245호 김수경씨는 “축 복직, 동지들! 환영합니다!”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회사 정문 앞에 서 있었다. 3년 전 먼저 복직한 그는 지난밤 딸과 함께 펼침막을 만들었다. 그가 기다리는 동료들과 그는, 이날을 간절히 기다렸다. 2018년 12월31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71명이 복직한 ...
한술 뜨고 한살 먹고 제1245호 ‘떡국 한 그릇이면 한 살’이라고 한다. 시린 겨울, 끼니를 잇는 것조차 팍팍한 이들에게도 새해가 왔다. 2019년 둘째 날, 서울역광장에서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들이 주변의 홀로 사는 노인과 노숙인 등에게 떡국을 나누고 있다. 차가운 도로 한켠에서 바람 맞아가며 한술 뜨지만, 제법 김을 뿜어내는 그 ...
입 다물면 ‘메리 크리스마스’ 제1244호 성탄절을 앞둔 2018년 12월23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경지역인 베들레헴 서안지구에서, 산타클로스 옷을 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려진 대형 벽화에 글귀가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있다. “내 성탄 선물은 자유로운 팔레스타인이다”라고 적혀 있다. 성탄 전야 ...
408+408=無 제1244호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를 노래하는 성탄 전야. 4년 전 굴뚝에 올라 408일을 싸웠던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이 굴뚝 아래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 굴뚝 위에서 빛나는 두 개의 파란 점은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홍기탁씨다.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이날로 408일째 고공농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