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는 꿈꾼다제847호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온다. 튀니지에서 불어닥친 민주화 열풍은 도미노처럼 아랍권을 휩쓸고 있다. 장기 집권과 부패에 시달린 국민의 분노는 오랫동안 짓밟히고 억눌려왔지만, 마지막 임계점을 넘는 순간 들불처럼 타올랐다. 아랍-이스라엘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무하마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이토록 시리고 외로운 외침제846호 30년 만의 혹한이다. 오줌통이 언다. 신발에 땀이라도 차면 얼어서 밤에는 신지 못한다. 저체온증과 동상도 걱정이다. 지난 1월18일, 황호인(41)·이준삼(33)씨가 GM대우자동차 인천 부평공장 정문 아치 위에서 고공농성 49일째를 맞았다. 아치 아래에서도 10여 명의 노동자들...
죽음 앞의 커다란 눈망울제846호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구제역에 감염된 소는 물론 감염된 소 주변에 있는 소들도 무자비하게 생매장하고 있고, 아직 감염되지 않은 멀쩡한 소의 주인들은 행여나 소가 감염될까 두려워 도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 때문에 도축장들은 평소 물량...
푸근하고 살뜰한 ‘좌파’ 레슬러제845호 프로레슬러, 미국 이종격투기대회(UFC) 해설가, 방송인, 강사, 온라인 마케터, 작가 등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김남훈(37)씨는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푸근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얼마 전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홍익대 본관 현장에 통닭 10마리를 배달시킨 것도, ...
겨울의 손금제845호 며칠이 지나도 영하 15℃를 오르내리는 한파는 물러날 기색이 없다. 지구온난화로 이제 삼한사온의 전통적인 겨울 날씨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삼한사온이 사라진 한강에는 삭풍이 불고 눈이 오고 얼음이 얼고를 반복하며 강은 갈라지고 비명을 지른다. 옷을 아무리 여며도 비집고 들어오는 칼바람은...
차가운 화장을 한 산제844호 덕유산은 하늘과 땅이 온통 하얗다. 며칠째 계속 내린 눈이 세찬 바람과 추위에 얼어붙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터뜨렸다. 거뭇거뭇 벌거벗은 나무가 애처로운 듯 소복이 내린 눈송이가 앙상한 가지를 감싸안고, 잘난 척 뽐내던 상록수의 초록도 하얗게 덮어버렸다. 구석구석 파고든 눈꽃 더미 사이로 주목나무 이파...
찬 가슴에 던진 ‘돌멩이’제844호 소한 추위가 이름값을 제대로 한 1월6일 오후 서울 상수동 홍익대 문헌관 앞에서 집회가 열렸다. 홍익대와 용역회사가 맺은 계약 해지로 일자리를 잃은 용역직원 140여 명이 고용 승계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벌인 집회였다. 이들은 그동안 청소와 경비, 시설관리를 해왔다. 비정규직이었다. 집회 도중 ...
나이테에 새길 희망 한 줄제843호 신묘년(辛卯年), 까칠한 껍질 속에 나이테 한 줄 진하게 새기며 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는다. 한 그루 나무가 단단히 서 있으려면 잔뿌리 하나하나, 이파리 하나하나 어느 한구석 빠짐없이 채우고 뻗치며 하늘만을 쳐다보고 달려야 한다. 상투적이지만 다짐해본다. ‘누군가의 가슴에 희망 한 줄 깊이 새길 수 ...
그물에 걸리는 새해 소망제843호 지난 12월28일 이른 아침, 일렁이는 햇빛을 맞으며 항구로 들어와 그물에 걸린 도루묵을 떼어내는 어부 김진호(60)씨를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에서 만났다. 주문진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배를 탔다. 그동안 대부분의 새해를 배에서 맞이한 그로선 새해에 뜨는 첫 태양에 대한 감흥...
낯선 눈으로 본 2010년 우리제842호2010년 국내의 각종 사건 현장을 취재한 외신기자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우리 사회를 휩쓴 불안과 갈등, 영광의 현장은 물론 타인의 눈에는 약간 독특한 진풍경까지 외신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들의 눈에 포착된 지난 1년의 대한민국은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