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트리를 세운 까닭은?제842호 지난 12월20일 대한불교 조계종의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일주문 앞에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대형 트리 3개가 불을 밝혔다. MB 정부 들어 갈등 국면으로만 가는 개신교와의 화해를 위해 처음으로 조계사 앞마당에 성탄 트리까지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서울의 ...
해고, 살을 에는 한파보다 더 추운제841호 GM대우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며 인천 부평구 청천동 GM대우 정문에서 노숙하며 천막농성을 벌인 지 12월16일로 1145일째를 맞았다. 지난 12월1일부터는 황호인(40)·이준남(32)씨가 정문 광고판에 올라가 16일째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꺼이 병역거부를 택합니다”제841호 “병역법 제16조의 규정에 의거 현역병 입영을 통지함.”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은 사무적인, 메마른 명령을 하고 있었다. 애초 ‘명령’은 메마른 것이던가. ‘생명’을, 나와 같은 인간을 죽이는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젊은이에게 내리는 국가의 명령에는 아무런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고, 너무도 ‘불친절’했다. 아…
날치기, 좋기도 하겠다제840호 12월8일 오후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08년부터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여당 단독 예산안 처리다. ‘주먹’과 ‘완력’과 ‘숫자’로 무장한 한나라당 앞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이재오 특임장관(가운데)이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날치기 장면...
터미널이여, 안녕제840호 추수가 끝나 딱히 일이 없는 농한기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임실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마을 노인 서넛이 모여든다. 초겨울 이른 아침의 푸르스름한 한기가 세 평 남짓한 대기실로 밀려 들어오는 노란 햇살에 부딪힌다. 저마다 주고받는 이야기에 묻어 나오는 하얀 입김까지 섞이면 실내는 금방 훈훈해진다. ...
바람 앞에 위태로운 평화제839호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뒤 한반도에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군사적 긴장이 감돌고 있다.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서로를 향해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강경론자들이 내뱉는 험한 말들이 평화의 목소리를 묻어버리려 한다. 평화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연약한 것일까....
전쟁에 반대하는 해병제839호해병 539기 김복철(44)씨. 그는 지난 1986년부터 88년까지 서해 바다의 강화도에서 근무했다. 오랜만에 군대 얘기가 나오자 여느 해병대 나온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두 눈을 반짝이며 경험담을 쏟아내더니 신병교육을 마치고 동기들과 찍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내민다. “해병대의 빨간 명찰은 아무...
노동자의 발뒤꿈치는 왜 시린가제837호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읽기만 해도 입에선 찬바람 새나오는 11월15일이다. 파업엔 이유가 있다.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최근 법원의 판결이 현대차엔 닿지 않는 모양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한...
하얀 연탄 같은 황혼기의 배달부제837호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20년 넘게 연탄을 배달하고 있는 홍종록(70)씨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연탄 주문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올가을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 11월16일, 근처 주택에서 주문한 연탄 500장의 배달을 마치고 저녁이 다 돼서야 가게로 돌아...
2010 서울, 감옥제836호 도시에 ‘섬’이 생겼다. 2m 높이의 녹색 철제 펜스로 둘러쳐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은 11월12일 차량 통행까지 통제돼 ‘유령도시’를 떠올리게 했다. 사람과 차량이 사라진 도시는 적막했다. 바삐 오가는 순찰차와 형광색 옷을 입고 늘어선 경찰, 중무장한 장갑차가 그나마 이곳이 ‘버려진 곳’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