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대박났으면 좋겠다제886호 통계청이 11월9일 “10월 실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하락한 2.9%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 대박”이라고 말했다. 뜬금없다.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1위에 불과할 정도로 하위권이고,...
새봄을 위한 겨울 채비제885호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의 풍경은 한가하다 못해 을씨년스럽다. 가을바람이라고 하기에는 차가운 바람이 입동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그래도 썰렁한 들판을 가로질러 마을로 들어가면 집집마다 겨울 채비에 분주하다. 이 집은 콩 타작으로 바쁘고, 저 집은 마당 가득 채소를 널어놓았다.지난여름의 이상기후로 올해 고추 농…
간절한 가을의 바람제885호수능시험을 일주일 남긴 지난 11월3일 서울 봉은사의 법당 안에 수능시험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절을 하고 또 다른 이는 염주를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은 오직 자녀가 수능시험을 잘 보았으면 하는 염원으로 모인다. 부모들의 염원이 수험생 각자에게 ...
와락 웃어라제884호 쌍용자동차 퇴직노동자들의 심리치유를 위한 ‘와락’ 센터가 경기 평택시 통복동에서 10월30일 문을 연다. 10월26일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서 쌍용차 퇴직노동자 최성국(41)씨의 딸 솔비(6)가 내부 공간에 벽화를 그리며 해맑게 웃고 있다. 2009년 8월 쌍용차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뒤 현재까지 1...
끝까지 가닿는 열정의 아름다움제883호“끝까지 최선을 다해. 아주 잘했어.” 경남 진주·창원·거창 등에서 열린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응원단이나 선수들 모두 순위는 마음에 두지 않는다. 오로지 경기에 출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선수와 그 선수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는 이들밖에 없다. 절단 장애를 딛…
절망의 무게제883호전국농민회 강원도 연맹 농민들과 강원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0월2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반대와 함께,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를 요구하며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 30여t의 벼를 적재해놓았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한-미 FTA는 한일병탄 늑약 이후 최대의 ...
여의도를 점령하라제882호 99%의 시민들이 1%도 채 되지 않는 월가의 탐욕에 대항해 전세계 금융자본의 본거지인 월가에서 점령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금융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권은 수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고, 극소수의 대주주를 위한 고배당과 각 은행 임원들의 고액 연봉은 많은 시민의 절망과 분노를 일으...
장어잡이 어부는 한숨 짓네제882호 전남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구진포)에는 영산강을 생명줄로 여기고 28살부터 아버지의 대를 이어 장어 잡는 어부로 살아온 편성식(62)씨가 있다. 1981년 영산강 하구에 둑이 생겨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자 장어 수는 차츰 줄어들었다. 여기에 4대강 사업으로 강을 파헤쳐 ...
노을, 아름답다제881호 10월은 먼 옛날 조상 때부터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하루하루 기온의 변화가 몸으로 느껴지는 달. 하늘은 점점 더 높아지고 푸르러간다. 바삐 살아도 또 천천히 살아도 변하지 않는 시간의 속도는 우리를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길들이고 오늘도 어제처럼 아침이 오고 다시 저녁이 찾아든다. 살아가며 아주...
귀 밝은 우리가 듣지 못한 분노의 외침제881호 “말없는 몸가짐 높은 그 뜻을… 눈으로 스민 정 고운 그 얼을….” 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광주 인화학교의 교가에는 말 없이, 눈으로 응시하는 구절이 나온다. 이들이 2006년 힘들게 내지르던 소리를 정작 귀 밝은 우리는 듣지 않았다.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설립자의 차남)의 항소심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