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을 찍는 카메라제909호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보세창고가 북적거렸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검역관들이 미국에서 수입된 냉동 쇠고기를 개봉해 검사하고, 이를 취재하려는 각 언론사 취재진들이 벌떼처럼 모여든 탓이다. 4년 전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면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
물러설 수 없는 싸움제908호 경기 시작 전 싸움소들은 눈싸움을 합니다. 상대의 기를 꺾으려는 것이겠죠. 그리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싸움이 시작됩니다. 육중한 싸움소들은 한 치 물러섬이 없습니다. 머리치기에 이어 뿔치기 연타 등 다양한 공격 기술이 전광석화처럼 펼쳐집니다.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목치기(상대의 목을 공격하는 기술)는 ...
19번째 화무십일홍?제908호 제19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끝나고 민의를 대표할 300명의 선량이 탄생했다. 당선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듯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들이 때마침 만개했다. 절정에 이른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한 시민들이 밤 시간에도 나와 쉬 가는 봄을 아쉬워한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여의도는 총선이 끝나고 ...
가보지 못한 미래를 꿈꾸며제907호 서울 종로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진보신당 최백순 후보가 인사를 한다. 행인들은 무심히 지나간다. 그의 인사말은 여느 후보들과 다르다. “기호 16번 진보신당입니다.” 자기 이름은 없다. 정당 이름만 알린다. 여야의 두 거물이 맞붙은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선이 아니다. ...
아직 보내지 못했습니다제907호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22번째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서울 중구 덕수궁의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지난 3월30일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36)씨의 영령을 달래고 있다. 쌍용차지부 기획실장 양형근(50)씨는 “연고가 없는 이씨는 장례도 치르지 ...
베테랑의 작업 현장제906호 인천 서구 심곡동 KT 서인천지사에는 특별기동팀이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전화나 인터넷 등에 쓰이는 광케이블을 사용자의 집에 설치해주고 유지·보수 등을 하는 것이다. 외부 작업을 할 때는 보통 3명이 한 조로 움직인다. 서비스 업종이기에 고객이 느끼는 불편 사항을 빠르게 해결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
버스 광고를 보고, 앞의 사람을 보면제906호 국토해양부가 지난 3월23일 2016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1.5%를 저상버스로 바꾸겠다는 제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가 2013년까지 50%의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에서 크게 후퇴한 내용이다. 이에 장애인들이 좀더 나은 이동 권리를 주장하며 ...
꽃잔치가 열렸네 봄이 찾아온다네제905호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는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박인희의 노래 <봄이 오는 길> 가사처럼 봄이 오고 있다. 날마다 다가오는 시간이 같지 않듯, 해마다 찾아오는 봄의 모습...
MB도 막지 못한 농사제905호 4대강 사업을 벌이겠다고 30년 넘은 두물머리 유기농단지를 파헤치려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3년을 버터온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의 농민들에게도 봄이 왔다. 지난 3년간 정부의 온갖 협박과 회유로 60여 농가 가운데 대다수가 떠났지만, 4가구는 이곳에 남아 꿋꿋하게 새 봄을 맞는다. 양상추를 심으...
쇠 두드리는 노인제904호 “나의 머리와 가슴에는 평생 징밖에 없었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4호인 이용구(77)씨가 3월20일 경남 거창군 두부자공방을 취재차 찾은 기자에게 맨 처음 한 말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용구씨는 7살 되던 해 남의 집 머슴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방짜 징과 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