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이 지다제1055호10년의 긴 싸움이었다. 1심과 2심 모두 재판부는 그녀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10년의 긴 기다림이었다. 꽃 같던 청춘이 졌다. 스물여섯 청춘은 어느새 서른여섯,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오랜 기다림은 ‘파기환송’으로 돌아왔다. 그 모든 시간이 물거...
뭍을 걷는 배제1054호세월호 희생자인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8반 고 이승현군의 부친 이호진씨(허리 숙인 이)와 누나 아름양이 지난 2월24일부터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서울 광화문까지는 약 500km. 하루 3~4km를 걷지만 유가족들의 몸이 지쳐가면서 그 속도는 점차 ...
숲 속의 ‘책의 숲’을 아시나요제1054호책장과 책장 사이 흙바닥에는 산길처럼 돌이 박혀 있고 지난해 날아온 나뭇잎이 그대로다. 새한서점(http://shbook.co.kr/mall)은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 산속 10년 넘게 묵은 논 옆에 지은 인터넷 헌책방이다. 한때 20만여 권의 책을 소장한 국내 ...
노사정, ‘노’는 빼라제1053호재벌 위한 들러리, 노사정위 규탄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월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사정위원회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사정위원회 전문가그룹이 낸 ‘노동시장 구조개선안’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하향평준화 정책과 다를 바 없다며 항의 손팻말을 들…
마지막 봄이 오고 있습니다제1053호400년도 넘은 인동 장씨 집성촌인 경북 영주 ‘금강마을’ 어귀에 목련 꽃봉오리가 가지마다 오지게 달렸다. 이번에 피면 물에 잠길 신세를 알고 있을까? 수몰을 앞두고 이뤄진 지난해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금강사’ 터가 발견됐다. 지금껏 금강마을의 연원을 알지 못했던 마을 주민들은 그 절에서 마을 ...
다시 순화동제1052호2007년 말 옛 건물이 철거된 뒤 롯데건설이 주상복합건물을 짓고 있는 서울 중구 순화동 1-1구역. 이곳에선 용산 참사 때 숨진 윤용헌씨의 부인 유영숙(55·사진 오른쪽)씨와 당시 남일당 건물에서 추락해 다친 지석준(45)씨가 작은 천막을 쳐놓고 시공사인 롯데건설을 상대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냥이님, 자 입을 크게 벌리세요 아~제1052호반려동물을 넘어 이제 반려가족이다. pet(애완동물)을 family(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까지 등장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한국의 펫비즈니스 시장 규모가 최대 5조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반려동물 시장은 크고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 호텔부터 전용 장례식장...
하늘에서 2년이 내려요제1051호대통령 취임 2주년인 2월25일부터 도심 곳곳에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다. 2월27일 낮 12시 서울 명동의 유네스코 빌딩에서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고 적힌 전단지 수백 장이 지나가는 시민들 머리 위로 뿌려졌다. 전단지에는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
웃음은 가장 튼튼하게 자랍니다제1051호버마(미얀마) 에야와디주에 위치한 보갈레군은 버마 최대의 곡창지대다. 2008년 5월 이라와디강 저지대에 위치한 평화로운 농촌지역인 이곳을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는 90% 이상의 가옥과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2만2천 명 이상의 사망자와 4만 명 이상의 실종자를 냈다. 서울과 인천, 대전, 전북 군산...
“뚜루루 뚜루” 두루미의 설 인사 받으세요제1050호천적이나 사람들이 방해하지 않으면 두루미의 아침은 평화롭게 느리다. 물이 얼지 않은 여울에서 한 발로 선 두루미는 머리를 등 뒤로 접어서 날개 사이에 묻고 잠을 잔다. 하얀 상고대가 핀 아 침엔 먼저 밤새 꽁꽁 언 몸을 녹여야 한다. 천천히 걷고 접었던 깃털을 고르고 날개를 펴본다. 부리를 치켜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