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여, 바다에서 헤엄쳐라제988호고인 지식은 썩는다. 학술 지식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학 서고에서 잠자는 지식을 보며 내 저작물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흡족해한다면 그를 학자라 부를 수 있을까. 무릇 학문이란 광장에서 토론하고, 숙의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거치며 숙성하는 법인데. 그럼에도 일부 지식 소매상은 문단속에 여념 없다...
투자자 자기 책임보다 더 중요한 원칙제988호지난해 초, <뉴욕타임스>의 기고문 하나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이 글을 쓴 그레그 스미스에 의하면, 골드만삭스가 세계 최고의 금융기관이었던 것은 나보다 동료와 회사를 먼저 생각하고, 고객을 언제나 공정하게 대하려 하며, 정직과 겸손을 중요한 가치...
PT삼일, 생각할 시간을 주지 마라제988호프레젠테이션(PT)이 끝나고 청중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격려하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쁘다. 반대로 현장 분위기가 그저 그렇다면 대역죄인처럼 고개를 들 수 없다. 이때 우리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성공과 실패의 책임을 떠안으며 PT를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
찰나의 불꽃, 우리의 영원한 고민제988호1749년 어느 봄날 밤이었다. 영국 런던 그린파크의 하늘에 화려한 불꽃이 흩뿌려졌다. 8년간의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이 끝난 것을 기념해, 조지 2세는 불꽃으로 ‘평화의 세례’를 내렸다. 헨델이 작곡한 <왕궁의 불꽃놀이>는 호른·트럼펫 등을 타고 울려퍼졌다. 그러나 불꽃이 엉뚱...
신재생에너지 위한 ‘에너지’ 있나?제987호자그마치 축구장 155개(111만m²) 크기란다. 지난해 세계적인 태양광 업체인 독일 큐셀을 인수한 한화그룹이 포르투갈 리스본 인근에 세운 태양광발전소 말이다. 한 해 동안 37.4G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이 발전소에는 태양광 집적모듈만 7만4천 장이 쓰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축구장...
외식을 이벤트로 만들자제987호대부분의 가정이 막연히 ‘우리 집은 쓰는 게 뻔해서 아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상담을 해보면 큰돈이 새는 가정은 많지 않다. 하지만 푼돈은 줄줄 샌다. 미래에 중요하게 써야 할 돈을 지금 푼돈으로 하찮은 곳에 마구 쓰고 있는 것이다. 잡동사니 소비가 지속된 탓에 소득과 지출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저축...
에그그 마스터하기 땀나네제987호달걀을 넣으면 핫바가 만들어지는 기계가 있다. TV 케이블 프로그램 사이 2단계 볼륨을 높인 듯한 목소리. 남자는 “달걀만 톡 깨서 넣으면 쫄깃쫄깃 핫바가 쏘옥”이라고 말한다. 텀블러같이 생긴 통 속에 달걀을 깨서 넣고 기다리면 달걀이 익어서 올라온다. “핫바라고 기름에 튀겨진 것도 아니니 칼로리 걱정도 없고…....
알바는 네 알 바 아냐?제987호한여름 서울 신촌은 후덥지근했다. 30℃가 넘는 대낮에, 그 거리를 뛰다시피 종종걸음 쳤다. 서강대에서 조교 일을 마치고 나서, 신촌로터리에 있는 던킨도너츠 매장까지 15분 안에 주파해야 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도착하자마자 매장 한켠 주방 안에 숨어든다. 땀이 흥건한 옷을 유니폼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