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런 사람에게 병 주고 약 주고제744호 글 쓰는 이들에 대해서 애초 그 무슨 환상 같은 것 품어본 바 없지만, 사람 사는 동네이기는 마찬가지라, 여기에도 남의 말 하기 즐기는 이들 있다는 것 확인하는 일은 유쾌하지 않네. 삶이라는 게 뜻대로 되지 않는 사업임을 깊이 깨달은 이들이 문학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 제 삶이 그랬다면 타인의 삶 역시 ...
파업해보니 더 간절히제744호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하나 되어 우리 나선다. 승리의 그날까지!” 전국언론노조 총파업 때 목놓아 부른 <파업가>다. 기자로 취재할 땐 몰랐는데, 직접 파업을 해보니 이 노래만큼 우리 심정을 잘 대변하는 게 없다. 민중가요 부흥 시대다. 지난여름 거리를 달궜던 ...
[컬처타임] <카바레에 몬스터가 산다 > 외제744호 카바레 문화는 결코 죽지 않는다. 19세기 프랑스의 살롱문화에서 시작된 카바레쇼는 세기를 넘어 부침을 거듭해왔다. 한때는 진부한 장르로 취급됐지만, 때로는 다시 살아나는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카바레쇼는 음악·연극·코미디 등이 혼합된 장르로 소규모 세트에서 공연되는 특징이 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
경제위기, 역시 믿을 건 가족?제744호 날씨는 춥고 TV는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보도하고 올해 월급은 현상 유지면 다행이다. 스산한 마음을 잊게 해주는 묘약들이 등장할 법하다. 고래부터 출판계에서 내려오는 묘약이 있었으니, 약의 처방전에는 이렇게 쓰여 있곤 했다. ‘가족’. 출판에는 어쩌지 못하는 ‘시간차’가 ...
[새책] <의자를 뒤로 빼지 마> 외제744호 <의자를 뒤로 빼지 마> 손낙구 지음, 신한카드 노동조합 기획, 후마니타스(02-739-9930) 펴냄, 1만2천원 2003년 겨울 LG카드는 경영진이 부실 경영의 짐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도망가버린 상황에서 노조를 결성한다. ‘노조’라는 말을...
[인터넷스타2.0] 오리의 신고식제744호 ‘노래를 너무 못해서 확실하게 떴다?’ 한 신인 가수의 떠들썩한 신고식이 화제다. 오리(Ori·본명 백지현)는 지난 1월2일 한국방송의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에 출연해 꿈에도 그리던 데뷔 무대에 섰다. 사회를 맡은 개그맨 유세윤은 “2009년 가요계의 기대되는 유망주”라며...
우유의 복수, 알레르기제744호 우유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인가?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이냐고 면박을 당할지 모르겠다. 우유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일 터여서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묻고 싶다. 우유는 정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가? 결론부터 보자. 정답은 ‘아니오’다. 물론 이 주장에는 약간의 보완이 필요하다. ...
놀라운 ‘막장 명품’의 세계제744호 TV를 주로 다루는 매체에서 일하다 보니 가족과 함께 TV를 볼 때 드라마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은 언제나 내 몫이다. SBS <아내의 유혹>도 그랬다. “교빈(변우민)이 은재(장서희)를 임신시켜서 결혼을 했는데, 신혼 초부터 은재 친구 애리(김서형)랑 바람이 나서 애까지 있어. 그런...
풀이 일어나 신라를 끝장내다제743호 마르크스주의를 싫어하는 이들이 자주 공격하는 마르크스의 명제는 바로 ‘역사 발전 원동력으로서의 계급투쟁’이다. 첫째, 그들이 피지배계층이라 해도 지배계급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지역공동체·민족·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더 강하게 느끼며 ‘수직적 갈등’(지배자들과의 갈등)보다 ‘수평적 갈등’(다른 지역·민족…
국경 없는 음식점, 5천원의 행복제743호 ‘보트피플’은 음식을 싣고 이른바 ‘보트피플’로 불리는 베트남 난민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늘날 베트남 음식의 세계화는 힘들었을 것이다. 전쟁으로 갑자기 난민이 돼 서구로 떠났던 베트남 사람들은 먹고 살아야 하기에 먹고 살아온 음식을 파는 가게를 열었다. 그들의 끈질긴 생존 투쟁의 결과로 베트남 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