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음반 발매의 추억제771호 며칠 전 퇴근하던 길에 어느 건물 지하에 있는 녹음 스튜디오가 눈에 띄어 구경할 겸 무작정 들어가봤다. 알고 보니 꽤 유명한 스튜디오였는데, 엔지니어 아저씨는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 시설 찾기 쉽지 않다며 더 싸게 해줄 테니 여기서 녹음을 하라고 꼬드겼다. 이 스튜디오에서 녹음해서 대박 난 가수들도 많다...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의 후폭풍제771호 지옥 같은 무더위의 복날, 퇴근 시간 직전. 한 무리의 사무실 직원들이 빌빌거리는 에어컨 바람에 기댄 채 회의에 들어간 팀장을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문을 열고 들어오는 팀장. 침울한 표정으로 보아 아무래도 야근은 당연지사. 팀장이 말한다. “복날인데 저녁은 뭐 먹을까?” 뭔들 소화가 되겠나? 그때 철없...
[KIN] <시내 한복판의 영화 바캉스>외제771호시내 한복판의 영화 바캉스 돈 시겔 특별전 등 ‘2009 시네바캉스 서울’ 서울 종로로 바캉스를 떠나자. 종로3가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8월4~30일 ‘2009 시네바캉스 서울’이 열린다.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극장에서 남녀노소 다양한 이들을 위한 영화가 상영된다. ...
여름이다, 맥주다제771호 맥주가 맛있는 계절이다. 술은 뭐든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무더운 여름에 마시는 생맥주는 각별하다. 시원하게 얼린 생맥주잔에 가득 담긴 맥주를 마시면 오장육부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일본의 술자리에선 “일단은 맥주 한 잔”이 의례적인 순서. ‘일단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건 맥주에 실례되는 일이긴 ...
프로야구 흥행? 롯데한테 물어봐!제771호 “지금은 그 어디서 내 생각 잊었는가, 꽃처럼 어여쁜 그 이름은 고왔던 순이 순이야~.” 지난 7월21일 서울 잠실구장 3루 쪽 응원석에서 <부산 갈매기>가 울려퍼졌다. 멕시코 출신 카림 가르시아의 만루홈런이 터진 직후였다. 롯데는 이 한 방으로 5-2에서 순식간에 9-2로 ...
서로 양보하는 산, 서로 다툼하는 인간제771호 추풍령에서 고개를 숙였던 백두대간이 십이대종산의 하나인 속리산을 찾아가기 위해 고개를 들어 위엄을 차리기 시작하는 화령에서 등산화 끈을 다시 조인다. 아침나절까지 계속되던 비는 그쳤다. 구름은 좀처럼 걷히지 않아 오히려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었지만, 젖은 땅이 내뿜는 습기 가득한 지열은 피할 수 없었다.…
소금창고에 대해 말해도 될까제771호소금창고에 대해 말해도 될까. 염전에서 운반해온 소금을 출고할 때까지 보관하는 곳. 그중에서도 특히 폐염전에 남아 있는 소금창고에 대해서. 실제로 본 적은 없네. 그러나 사진으로 본 그것은, 사람이 아닌 것들에는 마음 흔들리는 일 별로 없는 이 무정한 사내까지를, 쓸쓸하게 했지. 물론 이런 시들이 아니었으...
당신의 여름을 식힐 6권의 용의자제771호 출판이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경향이 강하다 보니 어쩌다가 이 분야를 산업적으로 바라보면 뜻밖에도 무지하게 열악한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가령 무역의 관점으로 보면 출판처럼 무역역조가 심한 분야도 없다. 외국책 번역 수입이 엄청나지만 수출하는 국내 책은 비교가 창피할 정도로 미미하다. 그나마 한국 출판계에서 …
[새책] <민족주의는 죄악인가>외제771호 <민족주의는 죄악인가> 권혁범 지음,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1천원 “비밀인데, 사실 우리 집에선 여진족 말을 쓰거든.” 불쑥 이런 말을 던지면, 순진한 이들은 가끔 눈이 동그래진다. 물론 농담이다. ‘단일민족’ ...
평양식 식사법: 술부터 들이켠 뒤 국수를제771호 ‘선주후면’(先酒後麵)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명사] 먼저 술을 마시고 나중에 국수를 먹음’이라고 너무 재미없게 풀이돼 있다. 애주가들은 술과 밥이 같이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 주량만큼 어느 정도 술을 마신 뒤 곡기를 조금 채우는 게 보통이고, 술자리에서는 아예 식사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