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제770호여성이 치르는 칼의 통과의례 외꺼풀도 절반이지만 쌍꺼풀만이 미의 기준으로… 사회의 온전한 성원이 되기 위해 눈두덩에 받는 할례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독어독문과 나도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수술을 받은 게 아니라 수술을 직접 했다는 얘기다. 20여 년 전 군복무 중 몇 달간 수도통합병원에 파견을 ...
우리는 ‘근대인’인 줄 착각한 ‘중국인’제770호 ‘도발성’이 책을 평가하는 기준이라면, 프랑스의 과학기술학자 브뤼노 라투르의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홍철기 옮김, 갈무리 펴냄)는 단연 돋보인다. 저자는 아예 이렇게 말한다. “누구도 근대인이었던 적은 없다. 근대성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근대 세계는 존재한 ...
[새책] <프로파간다>외제770호<프로파간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공존(02-2123-9900) 펴냄, 1만5천원 ‘대한늬우스’의 원형은 1916년 처음 등장했다. 그해 윌슨은 고민에 휩싸였다. ‘승리 없는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가 전쟁에 나가기로 ...
올드보이 판타지, 사랑받고 싶어라제770호 살만 루슈디의 <분노>(문학동네 펴냄·2007)는 ‘분노를 장착한 어른 아이, 가출했다 돌아오다’로 요약된다. 소설 서두에서 주인공 솔랑카는 ‘학자, 인형 제작자, 독신자, 은둔자’로 소개된다. 이는 소설적 트릭일 뿐, 읽다 보면 진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주인공을 발견...
‘나쁜 여자’ 미실이 반가워라제770호 매혹적인 신라 여인 미실이 1500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 곁에 왔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배우 고현정(왼쪽 사진)의 몸을 빌려 환생한 미실은, 2005년 출간된 소설 <미실>을 다시금 세상에 불러냈다. 출간 당시 “우리 문학에서 만나지 못했던 새로...
당신은 그의 목소리에 반했다제769호 외모가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면, 목소리는 매력을 완성하는 종착점이다. 그래서 목소리가 좋은 배우는 장수한다. 일찍이 한석규의 목소리가 증명하지 않았던가. 뛰어난 외모엔 순간 혹하지만, 좋은 목소리는 오랫동안 남는다. 이것이 목소리 불변의 법칙이다. 좋아하는 배우를 생각하는 순간 외모가 먼저 ...
장숙자 사장님, 멋져요제769호 SBS <찬란한 유산>은 특이한 드라마다. 구준표 같은 재벌 2세, 캔디 같은 여주인공, 한 남자를 둘러싼 이복 자매의 삼각관계,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넣는 의붓어머니 등 익숙하다 못해 식상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야기가 진부하거나 ‘막장’으로 흐르지 않는다. 심지어 시청률 한 자릿수를 ...
어정쩡한 토크는 분위기만 썰렁하게 했으니제769호록밴드의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록스타들이 보여주는 화려하면서도 때때로 기괴한 무대 매너다. 록음악이 많이 부드러워진 요즘이야 좀 덜하지만, 오래전부터 록스타들은 무대 위에서 온갖 과격하고 음란한 언사를 늘어놓으며 비싼 기타와 앰프를 부수곤 했다. 건스앤로지스의 공연 실황 비디오를 밤새도록 돌려보던 …
세상이 네 명이 사는 나라라면제769호 만약 세상이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그중 1명이 대학 교육을 받았고 2명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6명이 60%에 가까운 부를 지니고 있고, 그들 대부분이 미국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세상이 단 4명이 사는 국가라면 어떻게 될까? 한 명은 대통령, 다른 두 명은 교통부와 ...
오추겐 선물제769호 해마다 7월이 되면 오추겐(お中元·백중날) 준비로 곳곳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백화점마다 오추겐 전담 창구가 생기고, TV에서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라는 광고가 나온다. 일본의 추석 격인 오추겐은 8월 중순이라는 시기 때문인지 명절보다는 여름휴가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대부분 일주일이 채 안 되는 휴가를 받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