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손맛제773호 바쁜 ‘월·화·수·목·금’이 지나고 주말이 왔다. 부푼 마음으로 우리 부부가 달려간 곳은 도쿄에 있는 한 한국인 부부의 집. 그 집의 ‘언니’는 내게 결혼 선배이자 ‘워킹 주부’ 선배이고, 남편끼리는 직종이 비슷해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은 물론 서로의 노고도 이해하는 사이다. 이 때문에 죽이 잘 맞아 가끔 이렇...
네이션이여, 칸트적 상상력을 발휘하라제773호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의 세 번째 책 <네이션과 미학>(도서출판b 펴냄)이 출간됨으로써 현 일본 최대 비평가의 주요 저작을 이제 우리말로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일본근대문학의 기원>(민음사·1997)을 필두로 하여 소개된 그의 저작은 단행본만으로 열네 ...
[새책]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외제773호<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산책자(02-3670-1143) 펴냄, 1만2천원 출근길에 항상 지나는 작은 연못에 한 아이가 빠졌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아이는 몇 초 동안만 고개를 내밀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
[KIN] 〈마릴린 먼로, 신성일을 만나다〉외제773호 마릴린 먼로, 신성일을 만나다 8월24일~9월1일 충무로국제영화제 영화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서울의 도심 속에서 즐긴다. 한국 영화의 고향에서 열리는 2009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8월24일~9월1일 대한극장, 명보아트홀 등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이번 영화제는 고전 영화를 ...
하루키처럼제772호1989년 7월 땡볕 운동장, 학생들이 열을 지어 모여앉아 있었다. 지구온난화가 아니어도 여름은 더웠고 운동장은 햇볕을 다 받아냈다. 선생님들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었다. 국어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선생님 등 뒤로 구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선생님은 아무 말씀이 없었다. ...
한국 문단의 목에 걸린 가시제772호 꼭 10년 전이었다. ‘하루키 신작 판권 따기… 출판사의 출혈 경쟁’(<동아일보> 1999년 5월22일)이 신문의 제목으로 뽑혔다. 당시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두고 12~13곳의 출판사가 출간 경쟁을 벌였다. 선인세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새책]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외제772호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 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다른세상(02-739-8782) 펴냄, 1만2천원 생태적·윤리적 선택의 차원에서 우리 식습관에 문제를 제기한 <잡식동물의 딜레마> ‘실천편’에 해당하는 책이다. ...
삶에 대한 진지한 은유인 줄 알았건만…제772호 대단히 선정적인 제목이다. “10억 만들기”에서 “10억을 받았습니다”까지, 삶의 불안정성에 시달리며 자기노동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10억’이란,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천천히 인생을 새로 구상해볼 수 있는’ 선망의 액수다. 영화는 ‘10억’을 걸고 8명의 경쟁자들이 서오스트레일리아의 자연...
장르 속 경찰의 진화제772호 문학과 가장 밀접한 직업은? 뜻밖에도 경찰이다. 추리소설이 등장하고 미스터리와 스릴러로 개념이 넓어지고, ‘범죄’를 다루는 거대한 장르가 만들어지면서 범죄를 해결하는 주체인 경찰은 이 장르와 한 몸이 됐다. 문학 장르 하나를 자기만의 것으로 거느린 직업이 또 있겠는가. 그러나 그 출발은 결코 산뜻하지 ...
걸그룹들의 진화하는 패션제772호 가수에게 스타일은 음악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다. 흑인 특유의 펑키한 헤어스타일에선 레게 음악이, 머리에 두른 수건과 헐렁하게 내려입은 바지에선 힙합이 읽힌다. 드레시한 정장은 리듬앤드블루스(R&B)나 발라드곡일 확률이 높고, 어깨가 강조된 재킷은 레트로풍 음악이 다시 돌아왔음을 확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