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병사제776호 “난 당신이 바로 곁에 있는 걸 본 것 같았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 듯 혼란스러운데 당신은 여기에 없네요. 이제 난 나이가 든 것을 느끼고 내가 즐겨 부르던 노래는 풍차 돌아가는 소리처럼 멀리서 메아리치고 있어요. 난 아무래도 군인(용병·Soldier of fortune)일 수밖에 없나...
[새책]〈컨트롤 레벌루션〉 외제776호<컨트롤 레벌루션> 제임스 R. 베니거 지음, 윤원화 옮김, 현실문화(02-393-1125) 펴냄, 2만8천원 지난 200년간 미국의 산업별 노동 구성비 변화는 정보사회로의 이동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18세기 후반 전체 노동인구의 90...
없어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어제776호 신문기사를 건성으로 읽었고 영결식 방송도 보다 말았다.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적이 없으니 존경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이가 대통령이 되고,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적이 없으니 민주주의의 숭고함을 알 길이 없는 자들이 권력을 나눠가진 지 1년 반 만에, 희생...
1일 4시간 3분 전제776호 “난 지쳐가고 있고, 시작할 만한 어딘가가 필요해. (중략) 여기가 진정 우리가 사랑했던 그곳일까. (중략) 우리만이 아는 곳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게 어때. (반복)”-킨, <섬웨어 온리 위 노>(Somewhere Only We Know)...
‘잃어버린 10년’아 잘 가더라고~제776호 김대중 위원장이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 8월26일 저녁 6시20분, ‘타자’ 김대중은 1만여 광주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헛스윙을 했다. 관중들이 “와아~” 웃으며 박수를 쳤다. “저분 이름이 진짜 김대중인가요?” 구단 직원은 짧게 대답했다. “네. 행사 안내 자료에 나와 있잖아요. 김. ...
‘아홉수 징크스’ 깨질 날이 머지않았다제776호 세계 스포츠계에는 ‘9자’ 징크스가 있다. 가장 유명한 9자 징크스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V9‘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65년부터 73년까지 센트럴리그와 일본시리즈를 9번 연속 제패했다. 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가와카미 데쓰하루라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이 이끌었고,...
이편과 저편을 이어주는 고개 역사와 전통을 끊어내는 운하제776호 확장된 3호선 국도와 고속도로 덕에 한갓진 고갯길로 변해버린 이화령에서 산에 들어섰다. 된비얄을 타고 오르는 산길은 온통 꽃밭이었다. 물봉선, 동자꽃, 나리꽃, 망초, 모시대, 싸리나무꽃… 그리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더 많은 꽃들. 간밤에 내린 비로 목욕을 마친 꽃들은 맑았고, 벌들은 공친 하루를 벌충...
내 마음의 보물창고 ‘낙원상가’제776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상가 건물 중 하나인 서울 종로의 낙원상가. 200여 곳의 악기 매장이 한데 모인 이곳에서 사지 못할 악기는 없다고 봐도 좋다. 온갖 전자악기와 음향장비는 물론이고 바이올린과 첼로 같은 클래식 악기에 초등학교 때 쓰던 멜로디언과 캐스터네츠까지. 2층 상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
옳은 자여, 술 마셔라제776호 “옳지 않은 자여! 여기서 술 마시지 마라!” 그 여자가 쓰는 형용사는 두 개다. ‘옳다’와 ‘옳지 않다’. 처음엔 안 그랬다. 가끔 사람에 대해 “쟤 옳지?” “너 옳지 않아!”라고 말하는 정도였다. 슬며시 두 단어의 사용량을 늘리더니, “네 글 옳아”라거나 “이 집 자장면 옳아!” “너 그 안경...
어글리 베티, 어글리 매거진제776호 내가 엉큼해서가 아니다. 그쪽에서 자꾸 속살을 보여주니 어쩌나? 미국 뉴욕의 패션 매거진 세계는 노출증이 심하다. 잘 빠지고 똑똑한 30대 여자가 그 세계에서 어떻게 글을 팔면서 사는지는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배웠다. 늘씬하고 생각 바른 20대 여성이 그 업계의 악녀들과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