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유지하는 진정한 방식제766호 갑작스러운 남자의 부고. 그리고 여자에게 위임장이 날아든다. 여자를 유산관리인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이다. 중산층 주부였던 에디파는 한때 애인이었던 남자의 유서에 따라 일상을 내팽개치고 유산 관리를 위해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와 맞닥뜨린다. 일종의 수사관이 되어 그 문제…
부처와 우주는 모두 영겁의 한 조각인 것을제767호 삼도봉에서 우두령(질매재)을 잇는 백두대간. 구름은 낮게 내려앉아 사위는 온통 회색이고 6월의 성숙한 초록 위로 비는 수직으로 내렸다. 전라와 경상, 충청이 꼭짓점으로 만나는 삼도봉 정상에서 헤드랜턴을 최대한 밝혔다. 가시지 않은 어둠과 내려앉은 구름이 뒤엉킨 사위에서 ‘밝기가 최대’라는 랜턴의 광고 문구는…
이탈리아 축구스타는 패션스타제767호 얼마 전 인테르밀란의 주장인 차네티가 주최한 자선 행사에 참석할 일이 있었다. 인테르밀란 소속 선수들의 부인들(혹은 애인들)이 아르헨티나의 불우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패션쇼였다. 독특한 건 이들이 베르사체 같은 브랜드에서 협찬한 드레스를 입고 직접 런웨이를 걸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간혹 연예인 …
술보다 노래제767호 밤이면 노래방을 배회한다. 아니, 솔직히 낮에도 그렇다. 흡연자들이 가겟방에 들어가 “디스 한 갑이오”를 외치듯 난 노래방에 들어가 “30분만요”를 외친다. 노래방 30분은 담배 한 모금보다 아름답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랬다. 노래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딸로서 나는 1990년대 초반, ...
[다시읽기]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제767호<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엄기호 지음, 낮은산 펴냄, 2009년 5월 펴냄, 9800원 “자기 몸은 자기가 돌보라!”얼핏 지당하신 말씀 같지만, 곰곰이 혹은 뒤집어 생각하면 “아무도 믿지 마라” 혹은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마라”는 무서운 뜻이 된다. 이런 교리를 가슴에 품은...
[새책] <간디의 뒤를 따라서>외제767호<간디의 뒤를 따라서> 앤 시블리 오브라이언·페리 에드먼드 오브라이언 지음, 여름산(02-362-0938) 펴냄, 9500원 간디의 정신을 따라 비폭력·불복종 저항 운동의 계보를 이어온 사람들을 만난다. 1947년 베트남 시골의 틱낫한은 사찰을 찾아온 군인을 명상으로...
[KIN] <여행, 그리고 한 인간의 온기>외제767호 여행, 그리고 한 인간의 온기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라오스의 숙소에서 이 글귀를 본 김남희는 가슴이 먹먹했다고 한다. 여행에서 만난 풍경과 그 마음이 꽃이었다면,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술 식민주의와 미국의 탄생제767호 제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1776년 7월4일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이래 최초로 당선된 아프리카계 혼혈 대통령이다. 미국 독립 당시 북아메리카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유럽에서 신교의 자유를 찾아 들어온 300만여 명의 백인, 둘째는 아프리카로부...
[블로거21] 보리와 임금님제767호 <보리와 임금님>이라는 동화책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이 동화를 읽었습니다. 처음 읽을 때 참 낯설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동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더군요. <어린 왕자>처럼 이 동화 역시 어른들에게 더 많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조선시대에도 명품·신상이 있었으니제766호 중국 송나라에 팽연재(彭淵材)란 명사가 있었다. 서울로 올라가 10여 년이나 머물며 유학하는 동안 고향에 있는 식구들은 죽도 배불리 먹지 못했다. 견디다 못한 식구들이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냈다. 팽연재는 나귀를 타고 일꾼에게 보따리를 단단하게 묶어서 지고 가게 했다. 고향에 도착했을 때 친지들은 보따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