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북소리 2011’ 외제880호성북동 예술인들의 자취성북동과 인연 깊은 문화예술인 흔적 모은 성북구립미술관 전시 김광섭, 박태원, 이태준, 조지훈, 한용운, 윤이상, 김환기…. 서울 성북동을 거쳐갔던 예술인들의 자취가 한데 엮인다. 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는 성북동 지역과 인연을 맺은 문화예술인들의 숨결을 되살리는 행사다. ‘그 시간을 걷…
이토록 사악하고 유해한 운동장이여제880호 나는 어렸을 때 ‘예쁘다 의상실’의 유리창을 자주 깼다. “나는 패스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는 카뮈의 아포리즘처럼, 내가 찬 공은 ‘예쁘다 의상실’과 좌우의 이발소나 구멍가게의 유리창을 박살냈다. 어떤 때는, 내가 그러지도 않았는데, 가게 주인들이 유리창이 깨지면 어김없이...
세상의 모든 앨리스들에게 위로를제880호 오늘은 ‘크로케’(Croquet)에 관해 얘기해볼까 한다. ‘고로케’(크로켓)가 아닌, 15세기께 프랑스에서 시작된 공놀이다. 룰은 간단하다. 나무로 만든 공을 나무 망치로 때려 후프 사이를 통과시키는데, 먼저 통과한 팀이 이긴다. 나는 한 번도 정식으로 크로케 경기를 해보거나 본 적이 없음...
일식(一食)의 정치학제880호 일일일식(一日一食)을 탈정치적으로 이해하자면, 그 요체는 선신위정(善身爲靜), 애오라지 그것뿐이다. 비우면, 그래서 깨끗하면 조용해지는 이치를 배우는 것이다. 내게 일식은 금욕이라거나 혹은 어떤 종교적 뉘앙스를 품지 않는다. 그것은 은자(隱者)의 비밀도 도인(道人)의 열쇠도 아무것도 아니다. 내 오랜 경험...
맛있는 것이 이기는 것제879호 해외여행을 왔는데 5성 호텔에서의 여덟 끼니와 마트를 여덟 차례 방문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마트를 택할 것이다. 비용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 호텔 음식값을 내준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가령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뉴칼레도니아 같은 프랑스 문화권을 방문한 사람은 알 게다. 유제...
명멸하는 고통과 희열제879호 주말 내내 비 맞은 개처럼 오돌오돌 떨었다. 겨울 추리닝을 꺼내 입고 오리털 이불을 덮었는데도 한기가 밀려 들어왔다. 열이 38.9℃를 넘나들었고, 두통과 기침에 정신을 못 차렸다. 일요일 오후 침대에 누워 갤갤대는데 와잎이 문을 열며 말한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아파본 사람은 안다. 아프다는...
`2011 중국영화제' 외제879호나비처럼 한국을 찾는 여우들 중국 대표 여배우 10인의 작품 상영하는 2011 중국영화제 중국 여배우들이 나비처럼 한국 땅을 찾는다. 9월28일부터 서울 CGV용산과 부산 CGV센텀시티(10월3~4일)에서 연이어 막을 올리는 ‘2011 중국영화제’는 ‘대륙의 꽃을 만나다-중국 ...
[알림] 손바닥을 펴세요, 그리고 반항하세요제879호 “작가로서의 출발점, 그것은 반항심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말은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책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한 말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반항심’의 뜻은 이렇습니다. “반항-심(反抗心)[반ː--...
새책 <나의 생명 수업> 외제879호 나의 생명 수업 김성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02-3670-1077) 펴냄, 1만6천원 우리나라 바다에 물범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그렇다면 산양은? 생태과학자 김성호 교수(서남대 생명과학과)가 낸 이 책에는 백령도 앞바다에서 태평하게 낮잠을 즐기는 점박이물범의 사진이 담겨...
진정한 의미의 세계문학을 찾아제879호 조지 오웰은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에서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4가지로 요약한다.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 무언가를 쓰는 이라면 이 이유들 중 적어도 하나에는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아랍 단편소설선>(글누림 펴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