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힘껏 버텨낸 소설가 이외수제715호도인, 사기꾼 그리고 작가. <한겨레21>이 14년 전 인터뷰한 사람. 그가 2022년 4월25일 세상을 떠났다. 소설가 이외수, 향년 76.‘동물의 세계’에 살 수 없는 창백한 청년 소설가는 방세를 갚으려고 첫 소설을 썼고,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세포도 늙는구나제1410호 글 쓰는 일이 직업이다보니 손가락은 제 몸에서 많이 사용하는 부위 중 하나가 됐지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에서 자잘한 흉터들이 눈에 띄더군요. 언제 생겼는지 모를 작은 흉터들을 보면서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수없이 넘어지고 까지고 베었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가 ...
애플은 왜 ‘파친코’에 1천억을 베팅했나제1410호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본 사람과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은 이렇게 나뉜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애플은 앱스토어, 아이튠스 등 자사 특유의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정책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애플TV+에 그대로 적용해 한국 시장에 ...
게으름이 준 뜻밖의 선물제1409호 갈아엎는다. 무능하거나 민심과 동떨어져 제멋대로인 권력을 보면, 우린 “갈아엎어야 한다”고 한다. 본디 농사에서 나온 말이다.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이윽고 봄이 닥쳐 새 농사를 지으려는데, 지난가을 추수를 끝낸 그 밭 그대로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을 순 없는 노릇이다. 흙을 이리저리 비비고 위아래를 뒤집어줘...
우리가 만나자 이야기가 시작됐다제1409호 독일에 사는 동안 북서부 도시 브레멘을 여행하기 전까지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알지 못했다. 제목은 여러 번 들어봤지만 동화를 정독한 적은 없었다. 도시 곳곳에 동화 주인공인 동물 형상의 조형물이 놓여 있었다. 갑자기 동화 내용이 궁금해졌고 책을 찾아 읽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브레...
이대호의 봄날이 간다제1409호 그의 타석이다. “딱.”방망이가 스위트스폿(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멀리 빠르게 날아가게 하는 최적 지점)에 잘 맞은 듯했다. 그 또한 한참이나 서서 타구를 쳐다봤다.‘넘어가는 것 아니야?’아니었다. 외야 깊숙한 곳에서 타구가 잡혔다. 그는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면서 후배들에게 무어라 중얼거렸다.…
‘편견’은 언제 ‘혐오’로 넘어가는가제1409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혐오 메시지의 파급 효과는 컸다. 2016년 11월 대통령 당선 전후 시기인 2015년 7월에서 2018년 2월 사이, 트럼프가 무슬림을 언급한 트위트 수와 무슬림에 대한 혐오범죄 빈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 상관...
농민의 눈으로, 학생의 눈높이에서제1409호 펴내는 곳 마을학회 일소공도창간호 발행일 2017년 12월17일, 9호까지 발행가격 1만5천원홈페이지 (회원 가입 신청 안내와 신청서 다운로드)https://m.cafe.naver.com/oolocalsociety.cafe국어사전은 한자어에서 ...
죽은 이가 ‘디지털 휴먼’으로 살아올 때제1409호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2022년 3월9일 늦은 오후, 개표 결과를 기다리며 각 방송사의 전략이나 구경해보려고 채널을 돌리던 중이었다. 텅 빈 수사와 요란한 이미지들을 대강 훑어보다 어느 방송사가 연출한, 두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에 시선이 멈춰버렸다. 스튜디오 무대 위에는 앵커의 호명에 “인공지능(A...
근대란 우연의 산물제1408호 모든 사람의 삶은 역사다. 그중에서도 역사가의 삶은 조금 특별하다. 역사가는 과거의 일을 탐구하지만, 동시에 역사가가 밟아온 궤적 역시 과거로 넘어가 역사가 된다. 그렇기에 역사가의 삶이란 그가 살아간 시대와 연구한 시대가 격렬히 맞부딪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온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사학사(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