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과 토론하게 되던제931호 ‘마이 소울 시티’, 도시가 나의 영혼일 리는 없으니, 나의 영혼과 만나게 해주는 도시란 뜻일 게다. 나의 영혼은 나의 것이지만, 그렇기에 만나기 어렵다. 내가 눈앞의 무언가에 정신 팔려 있을 때, 내 영혼은 숨는다. 눈앞의 대상이 사라지고, 자신 말고는 대면할 게 없을 때 우리는 나의 영혼과 만난다. ...
20대의 性, 잘 하고 있습니까?제931호 “라면 먹고 갈래.” 이 말에 이렇게나 많은 뜻이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니깐 결론은, 여자들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는 거죠? 그렇죠? →댓글1: 안 그런 경우도 많아요. 오판으로 전자발찌 차는 일 없도록 주의 요망. 썸녀가 컴퓨터 고장났다고 해서 자취방을 방문...
설사하는 아기랑 고향 가는 길제931호 꾸르륵 쭈르륵 뿌직. 귀를 의심했다. 내일이면 추석 명절을 보내러 시댁에 내려가야 하는데 아기의 배와 엉덩이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난 것이다. 새벽 3시의 일이었다. 남편이 아기의 겨드랑이를 들어올리고 내가 바지와 기저귀를 내렸다. 오옷, 콧물 같은 곱똥에 피까지 보이는 설사다! 몇 시간 뒤 아기는 똥을 ...
고양이 털 앞 가을은 절정제931호 ‘고양이를 찾습니다’ 전단지를 자주 본다. 전봇대에 붙어 있는 고양이 전상서. 고양이가 이 주인의 마음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단지에는 가족을 잃어버린 애통한 심정이 묻어난다. 트위터를 통해 잃어버린 냥이들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냥이 가족들은 냥이의 키, 몸무게 같은 정보부터 까칠한지 다정...
아우성 무성한 耳 트위터 대나무숲제930호무엇이든 손만 대면 황금으로 만들어버리는 비극의 왕 미다스에게는 또 하나 치명적인 점이 있었다. 그의 귀는 당나귀 귀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미다스왕은 모자로 귀를 가리고 다녔지만 자신의 이발사에게만은 이를 숨길 수 없었다. 미다스는 이발사에게 이 사실을 남들에게 알렸다가는 사형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고, …
가사도우미 전문직 드라마?!제930호한국 드라마는 ‘사랑’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지만 요즘 멜로를 지운 전문직 드라마가 승승장구합니다. 큰 인기를 얻은 의학드라마 <골든타임>, 수사드라마 <유령> 등에서 이야기의 큰 줄기는 남녀 주인공의 멜로와 상관없이 달려갑니다. 당신이 기대하는 논멜로드라마는 무엇인가요? ...
내 생각을 짓는 집제930호건축주는 소박하고 작은 사랑방을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나이 들어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곳,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을 원했다. 건축가는 작지만 무한처럼 느껴지는 집을 짓고 싶었다. 국민대 조형대학 김개천 교수는 사람의 삶과 지향을 확장하고 증폭할 수 있는 공간...
성즉시공 공즉시성제930호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게 치과에서 쓰는 마취용 주사다. 스테인리스 쟁반에 놓인 팔뚝만 한 마취주사기의 기다란 바늘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치과의사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아온 데서 비롯된 일종의 트라우마다. 몇 주 전 어금니 하나를 포기할 때 얘기다. 심호흡을 하고 진땀을 …
최종 보스와 두 라이벌의 ‘단일화’제930호 주인공을 방해하는 매력적 대적자라는 요소는 서사물의 시초부터(‘안타고니스트’)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이지만, 장편 장르만화의 ‘라이벌’만큼 그 개념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낸 부문이 또 있을까. 베지터가 없는 손오공, 서태웅이 없는 강백호, 마동탁이 없는 오혜성, 레이 없는 아스카는 얼마나 싱겁겠는가(마지막 사…
만주국, 박정희 독재의 기원제930호1961년 11월11일, 오카모토 미노루 중위는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신분으로 다시금 일본 땅을 밟는다. 과거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이듬해에 신경(현 창춘)에 있던 만주국 육군군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마지막 황제 푸이로부터 금시계를 하사받았다는 오카모토, 곧 박정희에게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