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던 만화가가 헤어졌을 때제932호지난 9월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 벌어졌다. 지금은 수습되어 자세히 소개하기는 민망하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작가 A와 B는 연인이었다. 남자 작가 A의 작업에, 여자 작가 B가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런데 둘은 헤어졌다. B는 커뮤니티에 자신의 작업을 올리며, 협업을 했는데 작가 이름을 표기해주지 ...
소설, 시간과 공간에 대적하다제931호 ‘시간은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나지 말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공간은 모든 일이 나한테 일어나지 말라고 있는 것이다.’ 수전 손태그가 <문학은 자유다>(이후·2007)에서 출처 없이 인용한 이 말을 나는 좋아한다. 손태그의 말마따나 이 말은 소설에 대한 좋은 설명이기도 하기 때문...
“보고 나면 투표하고 싶은 영화”제931호 MB가 화났다. “기가 막혀요, 정말. 우리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어놔야 합니다.” 말잔치만 하다가 떠난 이전 대통령 때문에 핏대가 올랐다. “약속합니다, 뭘 해주겠다, 뭘 해주겠다. 그렇게 약속한 것을 지난 5년간 잘했으면 나라가 이 꼴이 되었겠습니까?” 물론 이것은 측근들의 구속에다 서울 ...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제931호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1998년 겨울, 주말이 가까운 어느 날 허진호는 서울 외곽에서 택시를 탄다. 기사에게 시내 한복판 종로3가에 있는 피카디리극장(지금의 피카디리 롯데)으로 가자고 말했다. 택시 기사가 불쑥 물었다. “아니 근데, 그쪽에 지금 뭔 일 있어요?” 약간은 이상야릇하면서도 기분...
연대로 사는 젊은이들제931호 “타인의 고통에 대한 작은 공감 그리고 다수의 비인간성에 대한 작은 저항이 세상을 바꾼다.”(스탠리 코언) 그렇다. 세상은 약한 이웃들의 고난을 외면하지 못하고 그들 곁에 선 사람들에 의해 여기까지 왔다. 다들 자기 살기 바빠서 눈 돌릴 겨를도 없이 지낼 때, 세계의 비참이 못내 불편했던 예민한 ...
자본주의 고쳐쓰기 외제931호자본주의 고쳐쓰기 세바스티안 둘리엔 외 지음, 홍기빈 옮김, 한겨레출판(02-6373-6712) 펴냄, 1만5천원 이 책은 시장경제나 세계화를 포기한다는 식의 유토피아적 발상에 기초한 대안은 가까운 미래에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자본주의 원리에 기초를 두면서도 더 나은 경제체제...
내 편 하나 없는 적막한 부엌제931호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무나물, 숙주나물 등등을 얹은 뒤 간장을 가볍게 넣어 비빈다. …제사 음식을 장만하는 정성만큼 먹는 데도 정성이 필요한 것 같다. 이윽고 나물 씹히는 소리와 참기름 냄새가 희미하게 퍼지는 가운데 탕국 훌쩍이는 소리가 곁들여진다.” 눈빛에 달빛이 더해 낮보다 더 환하던 겨울밤에 이웃집…
청우 월드뮤직 페스티벌 외제931호오래된 동네에서 울려퍼지는 재즈 창덕궁 옆 북촌창우극장의 ‘창우 월드뮤직 페스티벌’ 오래된 동네 서울 북촌에서 재즈가 울려퍼진다. 창덕궁 옆 공연장 북촌창우극장에서 남미·유럽·아시아 각국의 재즈 연주자들을 초대했다. 재즈 역사상 손꼽히는 기타리스트인 조지 벤슨에게서 극찬을 받은 29살 젊은 기타리스트…
포수 트레이드 하면 안 된다?제931호 ‘포수를 트레이드하지 마라.’ 프로야구의 오랜 격언 가운데 하나다. 트레이드, 또는 계약 양도는 프로야구 구단이 할 수 있는 전력 개편의 수단이다. 부족한 전력을 다른 팀에서 보충하는 게 첫 번째 목표. 두 번째 목표는 트레이드된 선수만큼의 손실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영입한 선수가 맹활약하고 ...
승리를 기다리는 시간제931호 마운드에서 홀로 싸우는 투수를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정답이 있을 리 없다. 승리를 향한 믿음의 한계는 어디까지여야 할까. 700만 관중 ‘대박’을 터뜨린 2012 시즌 프로야구도 어느덧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 더그아웃에서 감독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