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밀어가는 릴레이제929호 나의 100m 달리기 최고 기록은 22초. 출발하는 순간 나를 남겨두고 아이들이 앞으로 달려나갈 때면, 언제나 내가 알 수 없는 힘에 뒤로 밀려나고, 그 뒤로는 제자리에서 달리고 있는 것같이 느껴졌다. 그건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느낀 당혹감과 좌절감이었다. 곧 체육 시간이 끔찍해졌다....
DMZ에서 ‘핑퐁’을 외제929호DMZ에서 ‘핑퐁’을 9월21~27일 파주일대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9월21~2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와 파주출판도시 등에서 국내 유일의 다큐멘터리영화제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열린다. 35개 국가 115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으로는 스포츠를 통해 노령화 ...
세계문화의 겉과 속 외제929호세계문화의 겉과 속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02-325-6364) 펴냄, 3만2천원 두툼한 계약서를 준비하는 미국인, 눈치가 살아 있는 프랑스인, 시시콜콜 따지는 독일인, 융통성이 너무 많은 이탈리아인, 표리부동한 일본인, 그리고 빠르고 화끈한 한국인? 이 책은 오랫동안 세계문화...
빨간 문 파란 문, 어느 문을 열 것인가제929호 서울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선뜻 보러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우리 자신의 범죄 현장을 둘러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이 사건의 용의자다. 우린 적어도 실체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방관의 죄를 저질렀다. 거기서 자유로울 사람은 ...
나를 쓰지 않은 감독에 감사한다제929호 아이는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는 거대한 현찰 흡입구가 돼 있고, 아내는 이미 돈벌이와 관계없어진 지 오래고, 캐스팅 안 되는 세월이 한 3개월만 넘어가면 속이 타들어가기 시작한다. 가장으로서 연기에만 매달린다는 것은 때로 불안의 연속이다. 그럴 때면 아는 감독이라도 찾아가서 좀 써달라고 하며 매달리고...
무조건 ‘예스’가 낳은 빈사 상태제929호 1992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나이 서른셋에 난생처음 비행기를 탔다. 그것도 국제선을, 국적항공사가 아닌 외국항공을 이용하게 됐다. 캐나다 서부지역 교민회가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에 대해 강연해달라고 초청하며 왕복항공권을 보내왔는데,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
강준만의 <세계문화의 겉과 속> 외제929호 세계문화의 겉과 속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02-325-6364) 펴냄, 3만2천원 두툼한 계약서를 준비하는 미국인, 눈치가 살아 있는 프랑스인, 시시콜콜 따지는 독일인, 융통성이 너무 많은 이탈리아인, 표리부동한 일본인, 그리고 빠르고 화끈한 한국인? 이 책은 오랫동안 ...
남은 이들에게 띄운 안부제929호 선생이 언젠가 말했다.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10년이 넘으면 도가 트여서 눈 감고도 그 일을 하는 경지에 이른다는데, 이놈의 글쓰기는 30년이 넘어도 도가 트이지 않아 빈 원고지를 보면 이 넓은 지면을 어찌 채울지 한숨부터 나온다고. 첫 문장의 두려움을 덜 속셈으로 이 말씀에 기대어 글을 ...
발차기가 죽은 것을 손이 모르게 하라제929호 <익스펜더블2>에서 장클로드 반담은 악당이다. 지구를 통째로 날려버릴 만한 플루토늄 무기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범죄집단의 우두머리로 등장한다. 그 정도 스케일이면 사무실에 첨단 컴퓨터는 물론 적어도 아이패드처럼 늘 휴대하는 첨단 기기도 있을 법한데, 여러 슈퍼히어로와 각종 최첨단 장비가 스크...
밥은 전체 또는 삶제929호 집에서 밥이 사라진 지 3주째다. 빵과 국수 등 저장된 비상 탄수화물로 끼니를 대신하긴 했는데, 쌀보다 밀가루가 더 당겨서는 아니고 가장 자신 없는 음식이 밥이기 때문이다. 나는 밥을 진짜 못한다. 생쌀에 가까운 고두밥이나 곧 떡이 될 지경인 죽밥은 세계 챔피언급으로 지을 수 있지만, 알알이 뭉개지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