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복합 비료는 종합비타민, 농약은 감기약이던가제939호“세월이 지난 후에 카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고….” 가을 작황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30포기 남짓 건진 배추는 크기가 작았어도 노란 속이 제법 알차게 들었다. 김장을 해볼까, 욕심을 부려볼 만했다. 그러나 이틀이 꼬박 걸린다는 공정의 번잡함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2...
영화 은 성공할 것이다제939호영화 <남영동 1985>의 엔딩 크레디트에는 실제 고문 피해자들의 생생한 육성 장면이 나온다. 그중 한 명인 설훈 의원(민주통합당·3선)은 고문 당시의 처절했던 경험과 후유증을 얘기하던 끝에 이렇게 말한다. “괴물이 돼서 전두환을 죽이고 싶었다. 내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그를...
건축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제939호‘한낮의 어둠’이었다. 11월28일 낮, 서울 용산구 남영동엔 바람이 많이 불었다. 경찰청 인권센터(옛 치안본부 대공분실)는 스산했다. 영화 <남영동 1985>는 흥행이라는데 정작 ‘남영동’엔 사람이 없었다. 경찰관의 안내로 당시 피의자가 드나들던 후면 철문을 통해 건물...
오늘도 배우 한상진은 농구장에 간다제939호남편은 마음이 급했다.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영화 <자칼이 온다>에 출연한 그는 영화 홍보 때문에 동분서주하느라 출발이 늦어졌다. 같은 시각 아내는 코트에서 경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전반에는 3점슛을 3개나 터뜨렸다. 이 소식을 들은 남편의 마음은 더 바빠졌다....
장애인 복지 천국을 가다 외제938호 장애인 복지 천국을 가다 백경학 외 지음, 부키(02-3142-0865) 펴냄, 1만3800원 장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잇따르는 이때, 장애인 복 지 현장에서 일하는 10명의 저자들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재활병원과 작업장, ...
불멸의 플라스틱 월드제938호28개. 반 평도 안 되는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거나 현재 착용 중인 플라스틱 제품의 개수다. 책상, 의자, 칫솔, 칫솔통, 치약, 텀블러, 테이크아웃 커피 뚜껑, 노트북, 노트북 케이스, 마우스, 전선, 랜선, 멀티탭, 색연필, 볼펜, 전화기, 휴대전화, 이어폰, 부채, 명함...
둘리 역에 이순재?제938호 Q. 검증받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원작 드라마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듯합니다. <타임슬립 닥터진> <아름다운 그대에게> <각시탈>(사진) <해를 품은 달> 등 만화·소설 원작 드라마가 올해도 여러 편 쏟아졌죠. ...
여의도여 ‘이제 그만~’제938호“낡고 구린 여의도 동산에 색깔이 다른 텔레토비들이 살고 있어요.” 내레이션이 시작되면 MB 얼굴이 담긴 누런 해가 두둥실 뜬다. 텔레토비들이 동산에 모여든다. 청기와집에 살며 오리 인형 ‘레임덕’과 노는 ‘앰비’, 노란 옷을 입고 특공무술을 하는 ‘문제니’, 흰 옷의 서울대 출신 ‘안쳤어’, 언제나 ...
껍데기를 벗기 위하여제938호머리카락에 대한 기억은 꽤 오래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긴 머리를 고집한 바람에 조회 때마다 앞으로 끌려나가 담임선생에게 구레나룻을 잡혀서 파도타기당한 기억은 악몽처럼 남아 있다. 장발 단속하는 서슬 퍼런 시대에 충실한 경찰 같은 선생이었다고 보는데 우리끼리 그 외양을 보고 ‘불도그’라 부르는 것으로 화를…
미혼부 아들이 미혼모 엄마를 만났을 때제938호“얼른 집에 들어가라.” 어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당부했지만 그는 돌아갈 집이 없다. 이 소년의 집은 어디인가. 게다가 범죄소년의 집은 어디인가. 범죄자 연령에는 미달하지만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할 소년이 가야 할 집은 일상적인 보호관찰 시행이 닿을 곳, 교화가 가능한 곳, 성인이 보호하는 곳, 최소한 잠을 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