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가재걸음> 외제939호 가재걸음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031-955-4000) 펴 냄, 1만8천원 세계적인 석학 움베르토 에코가 2000년부터 2005년 까지 이탈리아 일간지와 주간지에 기고했던 칼럼과 학 회 세미나 강연문 중에서 정치와 대중매체에 관련된 것들을 ...
표준적인 삶은 따분하다는 것제939호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이상(李箱) 소설 단행본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전공자를 위해 당대의 표기를 따른 책이거나(소명출판사), 방대한 주석 때문에 너무 두꺼워져서 휴대하기 어렵거나(뿔), 한두 편이 빠져 있어서 전집이 아닌 선집이거나(문학과지성사) 그랬다. 모두 훌륭한 책들이지만, 이상의 소설을 한 ...
공주가 못생겼을 때제939호공주가 못생겼을 때 화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코·입 하나 다르지 않게 있는 그대로 그리는 방법이 있을 테고, 눈 딱 감고 자기 마음속에 있는 어떤 딴 나라의 미인을 생각하며 붓질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궁정)화가만이 알고 있는 얼마나 많은 방법이 있을까. 알게 모르게 모델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게 ...
자본주의 비효율, 노숙인과 인문학이 만나다제939호서울역 앞에 엎드린 작은 상가들, 그중에서도 손바닥만 한 학교 ‘성프란시스대학’이 8년째를 맞았다. 올해도 의수족 가게 2층 100㎡ 남짓한 강의실에서 33살부터 62살까지 노숙인 27명이 모여 인문학 과정을 밟는 중이다. 얼마 전 해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1년짜리 인문학 강좌를 열어온 성프란시스대학 이야기를...
인사동과 관훈동 유래를 아시나요제939호도시, 특히 수도(首都)는 권력이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인간적 척도를 훌쩍 넘어서는 기념비적 건조물들, 수많은 사람들을 한데 모아놓을 수 있는 거대한 광장, 그리고 도시 주민들의 일상적인 동선(動線)과 시선(視線)을 통제하는 도로는 권력이 자신을 표현하려고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인위의 길 v...
총각슈퍼 올림제939호 남자는 조린 음식을 좋아하는데 특히 두부조림을 최고로 쳤다. 지영은 유통기한이 내일까지인 두부를 냄비에 넣고 많다 싶게 조리고 나서야 그가 더는 오지 않는다는 게 생각났다. 한 끼 분량만 남겨놓고 용기에 두부를 담았다. 녹이 많이 슨 철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온몸으로 있는 힘껏 밀 때 마다 철문은 삭은...
언젠가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오제939호소설은, 사귀고 싶은데 곁을 주지 않는 사람 같다. 한 문학평론가가 “소설적인 문장은 따로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서워서 후덜덜. 김중혁의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글을 썼는데, 노트북을 덮을 때마다 뭣도 안 되겠구나 싶었다. 원치 않았는데 강제로 ‘선택’에 ...
글이 가본 적 없는 삶의 현장제939호심사위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손바닥문학상’이 고유한 위상을 가지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너무 많은 단편소설 공모가 있으며 이 공모가 그중 하나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소외된 이들에 대한 연민, 더불어 살기에 대한 관심,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진솔한 성찰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
그래도 도전한다 겨울농사제939호도시 농사꾼에게도 겨울은 농한기다. 1년 경험을 반추하며 학습과 충전의 시간으로 삼기 적당하다. 물론 겨울이라고 노지 농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파·마늘·양파·시금치 따위가 한겨울 추위를 견디며 자라는 것들이다. 일단 심어만 놓으면 겨울철엔 특별히 손 갈 일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작물들은 때를 이미 놓…
답은 경험부족, 문제는 우유부단제939호 뜬금없이 텃밭을 시작했다. 올해 가장 잘한 일로 꼽는다. 이게 다, 사는 게 헛헛해서다. 2012년이 저문다. 점점 모르겠다, 사는 거. 4월 중순이었다. 퇴비 2포, 닭똥(계분) 1포를 넣고 땅을 갈아엎었다. 호미로 줄을 그어 씨를 뿌렸다. 청축면·청치마·생채·청로메인·레드치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