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네이터가 있어 행복했다제1048호2015년 1월. 2대의 로봇이 한국을 강타했다. 아이돌 출신 가수로 연기에 도전했으나 극악의 연기력으로 ‘로봇 연기’라는 조롱을 받았던 장수원은 <미생>을 패러디한 <미생물>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그토록 조롱받았던 그의 뻣뻣한 로봇 연기는 오직 <미생...
‘소셜’을 지배하는 자제1047호페이스북을 이용할 때 가장 난감한 경우가 언제일까? 직장 상사가 친구 신청을 해올 때가 그중 하나다. 10대에게 직장 상사처럼 부담스러운 친구는 부모다. 그들의 친구 신청을 거부하자니 삐진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2014년 9월에 발표된 퓨리서치 보고서(사진)를 보면, 미국 10대의 고민을 ...
마감은 목욕 같은 것제1047호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그러니까 이게 몇 번째냐, 내가 집주인 대신 까만 밤 멀리 별처럼 총총 떠 있는 간판 불빛을 등불 삼아 원고를 쓰고 앉아 있는 것이. 앞발로는 부지런히 타이핑을 치고 있으므로 뒷발가락 8개를 하나둘 꼽으며 헤아려본다. 일곱, 그래 일곱 번째 만에 나에게도 ...
사라짐처럼 강렬한 환기는 없다제1047호가전제품 브랜드인 다이슨은 뭔가를 없애버리는 데 선수다.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든 회사가 다이슨이다. 청소기로 유명해진 다이슨은 2009년,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발명품을 내놓는다. 바로 날개 없는 선풍기다. 이 선풍기는 선풍적 인기를 모으며 다이슨의 새로운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
영원 속에, 기억을 새기다제1047호기억은 시간에 풍화된다. 흩어지고 닳아지는 기억을 붙들기 위해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글을 쓴다. 기록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몸에 새긴 기억은 쉬 휘발되지 않는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기억을 붙들려는 이가 늘고 있다. ‘타투’(문신)는 그들에게 허락된 가장 강력한 기억의 매개체다....
국가는 왜 기록해야 하는가제1047호<대통령의 욕조> 이흥환 지음, 삼인 펴냄, 1만8천원 ‘기록관리 선진화 전략’을 수립했다고 하면서도 4대강 사업이나 방위산업, 자원외교 관련 문제에서 공식적인 국가 기록을 일절 남기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 시절은 ‘기록 위기의 시대’로 꼽힌다. 국가는 왜 기록해야 하는가. 적어...
남은 음식은 먹이가 되고 퇴비가 되고제1047호집 주변 산책을 하거나 들에서 일할 때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은 웃자란 잡초나 제대로 간수 못하고 던져둔 연장이 아니라, 어쩌다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비닐이며 플라스틱 등 문명의 이기들이다. 좀 유별나다면 유별난 플라스틱 기피증은 내가 무슨 대단한 환경주의자라서기보다는 아마 시골에까지 과도하게 침투한 편리…
넘쳐나던 세월호 사진은 어디로?제1047호여기 두 장의 사진이 있다. 한 장은 다큐멘터리 사진가 존 스탠마이어의 사진이다. 아프리카의 작은 도시 지부티로 넘어온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고향의 가족과 통화하기 위해 국경지대에서 자국의 싼 전파 신호를 찾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곧 유럽으로 불법 이민을 감행해야 할 운명이다. 우리에게 조선족이나 동남아시...
고쳐놓으면 딴 남자에게 날아가겠지… 다중이에게 필요한 건 조련사제1047호고쳐놓으면 딴 남자에게 날아가겠지… 먼저 <킬미, 힐미> 환자. 한 사람 안에 7개 인격이 들어간 해리성 인격장애라니. 이거야, 10명의 인격이 한 호텔로 들어가 서로 죽이려 난리를 치던 영화 <아이덴티티>가 떠오르네. 해결만 할 수 있다면 의학사에 길이 남겠...
인공위성을 한 번 쏘아보았습니...다?제1047호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할까?’ 여전히 ‘노답’인 질문이다. 인류가 유사 이래로 질문해왔지만 여전히 ‘답 안 나오는’ 얘기다. 가장 보편적인 질문에 가능한 유일한 답변은 가장 사적인 것이다. 내가 해보니 “그래” 혹은 “아니”. 이런 질문에 도전해보지 않은 대다수 인류를 대신해 그가 나섰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