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졸한 욕망, 그 끝에는…제1049호아버지처럼 살지 않으려다 아버지보다 나쁜 사람이 된 아들의 이야기, 박경수 작가의 <펀치>와 <황금의 제국>을 20자로 요약하면 그렇다. 그들의 아비도 ‘종’이었다. <황금의 제국> 태주의 아비도, <펀치> 정환의 아비도 그랬다. ...
무조건 저녁이 있는 삶제1049호 “아빠, 선생님이 나보고 어제 저녁 잘 먹었냐고 물어보셨어!”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가 둘째 단비가 저녁 밥상머리에서 내게 던진 한마디에 모든 가족이 ‘빵 터져’버렸다. 대한민국의 많은 고등학교가 대체로 그러했듯 둘째 단비가 다니던 고등학교도 무조건 ‘야간자율학습’을 해야만 했다. 6·25 때 월남해 ...
느덜 고추는 머리 쪽을 들고 먹어야 한다제1048호초가을에 막장에 박아두었던 고추장아찌가 맛들 때쯤이면 별미로 꼭 콩죽을 쑤어 먹습니다. 고추장아찌는 두 종류로 나누어 담급니다. 겨울 동안 일찍 먹을 고추는 맛이 잘 배도록 고추 끝 부분을 바늘로 찔러 구멍을 내주고 1년 내내 두고 먹을 것은 구멍을 내지 않고 그냥 막장에 넣습니다. 1년 두고 먹을 고추...
대신 한국어에 스며들다제1048호지금 번역 중인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Instead of allowing her youngster to ride for a time, the mother reared up and shook ...
‘아는 만큼 보인다’의 사진판제1048호사람의 손에는 스테인리스 밥그릇이 그득하다. 투박한 장갑으로 밥그릇을 붙들고 있다. 두툼한 파카 위로 조끼를 걸쳐 입었다. 파카 위에는 싸리눈이 내렸다. 눈 맞은 김대기 기자의 머리 위처럼 또렷이 각인되는 사실은 이 사람이 오랫동안 밖에 있었다는 것이다. 여러 개의 밥그릇으로 알 수 있듯 그렇게 생활을 이어가는…
락희? 럭키? 구로공단!제1048호지나친 낙관의 기운 때문에 좋아하긴 어렵지만 제러미 리프킨의 근작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언급한 제조업 일자리의 변화에 대해 얘기해보자. ‘제조 부문에서 현재 속도로 기술 대체가 계속된다면 2003년 1억6300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던 공장은 2040년이면 단지 몇백만 개의...
선량한 미국인제1048호언젠가 미국에서 일군의 다국적 학생들이 모여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미국 아이들 셋에 나머지 다섯은 중국, 대만, 레바논, 이탈리아, 그리고 물론 한국 학생이었는데, 가볍게 시작한 얘기가 슬슬 미국 성토로 번졌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불평으로 시작된 화제가 미국이 그 원조임을 지적하면서 미국 문화의 얄팍함으...
무중력 청소년들은 유유자적하기도 하지제1048호‘무중력 버뮤다 삼각지대’를 아세요? ‘외로움-우울-무력감’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그곳에 빠졌지만 구조 신호도 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세상은 이들을 일본어 ‘히키코모리’로 부르다가 언젠가부터 ‘은둔형 외톨이’라고 부른다. 자기만의 방에 갇힌 이들을 없는 존재로 여기던 세상은 가끔씩 호들갑을 떨며 외…
내가 살기 위해 너를 버린다제1048호<유쾌한 왕따>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웹툰이다. 고등학생 동현이는 왕따를 당한다. 같은 반인 성환이 무리로부터 모욕과 구타를 당한 동현이가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뒷모습에서 웹툰은 시작한다. 또 다른 왕따인 진국이는 뛰어내릴지 모르는 동현이를 말리지 않는다. 진국이는 동현이가 동질감을...
즐겁고도 슬픈, 자메이카 SOUL 느껴봐~제1048호1월2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해방촌의 한 카페. 드레드록스 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오정석씨가 ‘바이닐’(LP판)을 40장쯤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거 예쁘죠” 하며 재킷에서 꺼낸 음반은 ‘밥 말리 앤드 더 웨일러스’ 베스트 음반 발매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발매된 <레전드(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