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부채춤을 추었을까?제1054호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개신교(기독교) 신자들이 지난 3월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예배를 하면서 북을 치고 부채춤을 췄다는 뉴스를 보고서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이전에 비슷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28일,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
나는 얼마나 아름다운가제1053호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내 지난 일기들을 찬찬히 읽어보니 나는 늘 어디 구석에 짱박혀 배를 깔고 누워 있던데 누가 보면 와신상담이라도 하는 줄 알겠더라. 뭐 그렇다고 내가 만날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가 잠자는 것 다음으로 많이 하는 일이 그루밍(털 손질)이다. 고양이는 하루 ...
엄마 ‘차줌마’ 아빠 ‘성동일’, 괜찮겠니?제1053호요상하다 요상해. 전체 가구 넷 중에 하나가 1인 가구인 시대. 그런데 요즘 TV를 보면 여기저기 가족이다. 그래, 요즘 오순도순한 가족 꾸리기가 좀 힘드나? 전파 상자를 통해서라도 대리만족을 해야겠지. 그런데 말이다. 기왕이면 나만의 드림 패밀리를 골라보면 어떨까? 출연료 같은 건 신경 쓰지 말자...
전자상거래는 악마의 거래?제1053호명동 상인은 넘쳐나는 중국 관광객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잠시 엉뚱한 상상에 빠져보자. 명동을 찾는 관광객이 없다면? 서울 인구도 명동이 상업지구로 성장한 일제강점기 수준으로 낮추고 여기에 스마트폰의 대중화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건을 추가한다면, 명동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현실적인 상상일…
실종남 컬제1053호컬은 몇 개월 전 또 실종됐다. 설거지를 하다가 고무장갑을 사러 나간다고 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아내가 그의 소식을 다시 들은 것은 3개월 뒤였다. 아내는 늘 그래왔듯이 한 달 정도 그를 집에서 기다리다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컬은 중국 하얼빈 헤이룽창대학에서 어학연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컬의...
상막소주 같던 촌놈의 매력제1053호‘교토의 사진가’ 카이(甲斐)씨. 중년에 접어들던 20여 년 전, 반은 부업 삼아, 반은 술친구들을 위한 아지트 삼아 조그만 술집을 열었다. 가게 이름을 놓고 고심하던 중, 술장 선반 위 술병들을 바라보다가 무릎을 쳤다. ‘팔문자옥’(八文字屋). 과연 그럴싸하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술병들이 ...
균도 아빠는 싸움꾼, 울보제1053호균도 아빠 이진섭씨는 싸움꾼이다. 균도가 1학년 때다. 균도의 담임선생님이 이진섭씨가 가구상을 한다는 것을 알고는 몇백만원어치 가구를 배달시켰다. 배달하러 갔더니 돈은 안 주고 1년간 균도를 잘 봐주겠다고 한다. 그길로 가구를 싣고 왔다. 균도는 태어날 때부터 발달장애아였다. 지역에서 같이 살 친구를 만들어주…
억울해할 거면 하지 마!제1053호그녀에게 가는 길, H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내가 지금 숨이 차오는 건 빠르게 뛰는 이유만은 아니’라고, ‘너를 보게 되고 그리움이 끝나기에’ 하며 평소 좋아하던 절절한 발라드가 혀끝에 맴돌기도 했다. 가장 로맨틱해지는 크리스마스이브날, 그는 내내 그리워하던 그녀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단숨에 ...
우리 딸은 채권자제1053호‘프로이트의 의자’를 찾아갔다. 계기가 있었다. 2년도 더 된 일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검찰청에서 일하는 수사관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그때 나는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어떤 유명인의 비리를 제보받고 폭로 기사를 준비 중이었다. 지방까지 내려가서 피해자와 주변인들을 인터뷰했...
외로운 다리를 건너는 법제1053호SBS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4>에 출연 중인 ‘케이티 김’이라는 참가자가 있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버클리음대 재학생답게 첫 무대에서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Killing Me Softly with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