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들을 위한 얕은 지식의 전당제1052호‘얕음’이 흠이 아닌 시대가 됐다. ‘얕은 지식’이라고 당당히 내세운 인문교양서가 선택받고 ‘우주에서 가장 얕다’는 콘셉트를 내세운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가 팔린다. 지금 ‘얕음’은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접근성 측면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도드라진다. 반면 한없이 얕아도 될 것 같은 TV 예능프로그…
처세술 위한 TV 가이드제1052호일요일 밤, TV를 트니 한 채널에서 진보 논객으로 잘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인간 심리 현상에 대해 열심히 설명 중이다. 옆에는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강용석 변호사가 그의 말을 받아칠 준비를 하고 있다. MBC 시사프로그램 의 한 장면이라 해도 믿을 법한 이 모습은 JTBC 토크쇼 &l...
8년 만에 변질된 뜻이 나타나다?제1051호3주 전 칼럼에서 나는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세웠다. ‘~하는 대신’은 원래는 ‘~하는데, 그 대신’(이하 1번 뜻)의 뜻이었으나 번역가들이 영어 ‘instead of ~ing’를 ‘~하는 대신’으로 번역한 탓에 ‘~하는 대신’의 뜻이 ‘~하지 않고서’(이하 2번 뜻)로 변질되었다. 가설...
성형시장 ‘보이지 않는 손’ 외제1051호대한민국은 가히 성형공화국이다.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용시술·성형수술 건수가 연간 65만 건으로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만 명당 시술 건수는 131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양적 팽창을 거듭하는 성형은 ‘이미지 변신’을 ...
부산에 오면 뭐하겠노제1051호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나는 지금 이 글을 부산에서 보낸다. 책상 앞에 펼쳐진 창밖으로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 때문에 눈이 부시다…는 문장은 그저 바람일 뿐, 현실은 여명이 밝아오기 전 어두컴컴한 주방 식탁에 앉아서 졸린 눈을 비비며. 내가 멀리 이곳까지 온 사연은 이렇다. 어느 새벽 집주인이...
개들은 짖는다제1051호지난해 이맘때 출판계에선 논란이 일었다. 한 출판사에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새로 번역해 내놓으며, 이전의 번역은 오역투성이였고 우리는 25년간 이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해왔다고 도발한 것이다. 그러면서 카뮈 번역의 최고 권위자인 김화영 선생을 공격했다. 논란은 활활 불타올랐고 그 출판사의 &l...
마이 리틀 텔레비전제1051호‘반도의 흔한 애견숍 알바녀’ 어때요 까치까치 설날도, 우리우리 설날도 지났다. 올해도 숱한 파일럿들이 정규 편성의 꿈을 꾸며 날아올랐다. SBS <아빠를 부탁해>,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KBS <스타는 투잡 중>...
‘밤무대 가수’ 의심을 사는 남자의 충고제1051호얼마 전 옷방을 정리했다. 그렇다. 나는 심지어 옷방을 갖고 있을 정도로 옷이 일반적인(이라고 일컫는) 남자들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사를 갈 때면 이삿짐센터 청년들이 “대체 뭐하시는 분이세요?”라고 한 번도 빠짐없이 물어볼 정도로 말이다.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밤무대 가수예요”라거나 “무명 배우예요”라…
‘자기계발서’를 보고 배울 게 없다면제1051호<트와일라잇> 팬픽이 <트와일라잇>을 뛰어넘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하 <그레이>)는 <트와일라잇> 팬픽션 사이트에 쓴 소설이 시작이다. 이 영국 가정주부의 소설은 소설과 드라마 애호가를 위한 온라인포...
하다못해 호미라도 쥘 일제1051호직업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가 활자 중독증 비슷한 것에 걸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은 지난달 전남 해남 대흥사 앞의 유선여관에서 1박할 때였다. 겨우내 집에 있다보니 답답하여 하루 예정으로 찾은 이곳은 유홍준의 칭찬 그대로 참으로 그윽한 곳이었으나 2평 남짓한 방에 이부자리 빼고는 인터넷은 물론 그 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