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해야만 보이는 무언가제1045호‘취하라/ 늘 취해 있어야 한다/ (…) 당신의 어깨를 짓눌러 땅으로 구부러뜨리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늘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술에든 시에든 덕에든 그건 당신 뜻대로/ 다만 취하기만 하라’ <미생> 웹툰과 드라마에 나와서 유명해지기 전부터, 나는 보들...
<선암여고 탐정단>에 필요한 탐정 멘토는?제1045호독설 카리스마, 셜록이 필요해 한 무리의 괴짜 소녀들이 교복 치마를 휘날리며 달려온다. 연극부 창고를 빌려쓰고 있는 자칭 탐정단. 그들이 붙잡으려는 상대는 ‘무는 남자’라는 변태 범죄자, 일단 곳곳에 꽂아둔 별난 캐릭터들과 10대 취향의 장난스러운 연출로 시선을 붙잡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미스터리 특유의 끈…
기적은 이렇게나 작고 아름다운걸!제1045호2013년 3월 260명의 작가들이 제주 강정마을에 평화도서관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강정을 해군기지 마을이 아닌 평화마을로 기억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제안은 ‘강정마을에 10만 권의 책을 보내자’는 시민들의 자발적 평화운동으로 이어졌다. 최미라씨는 2013년 10월17일 강정마을에 책을 보내...
‘디스패치’ 디스, 황색언론 딱 거기까지제1045호시대는 변화하고 기술의 진화는 더 대단하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즘’이라고 하는 사회적 행위에 대한 원형적 합의는 비교적 굳건하게 유지되는 듯 보인다. 어느 사회건 저널리즘은 ‘공적으로 중요하거나 관심사가 되는 현재의 일들을 규칙적으로 생산하고 배포하는 사업 또는 행위’(<뉴스의 사회학>, ...
가방, 택배상자, 비닐봉지 그리고…제1045호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나는 지금 깊은 잠에 빠졌다. 요즘 꽤 마음에 드는 낮잠 장소를 찾았다. 여기는 아기 침대, 창가에 놓여 햇살도 따뜻하게 들어오는데다 낮에는 모두들 거실에 나가 있으니 전쟁통 같은 인간들의 일상으로부터 분리되어 있을 수 있다. 두둑이 사료를 먹고 여기 들어앉아 있으면 ...
여자 옷을 샀다제1045호여자 옷을 샀다. 아크네라는 스웨덴 브랜드의 코트다. 무자비한 세일로 저렴하게 샀다는 걸 먼저 말하고 넘어가야겠다. 이 칼럼은 어머니도 보고 계시는 것으로 얼마 전 밝혀졌는데, 제값을 주고 좋은 브랜드의 옷을 척척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면 매우 곤란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를테면 “새해도 맞이했으니 엄마 ...
백사를 잡았다 소문냅시다제1044호구장(이장)님과 반장님들이 어두니골 강변에 모여 장날인데 장에 가지 않고 큰 가마솥을 걸고 무언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에 가는 사람마다 소리쳐 불러 이야기하고 자기네들끼리 많이 웃습니다. “여보게들 백사를 한 마리 잡았다네. 내일 백사탕을 끓이려고 하니 약재 한 가지씩 가지고 아침 일찍 오시게나...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의 탄생제1044호2013년 12월1일 아마존은 택배 전용 무인비행기(드론)를 공개했다. 아마존은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무인비행기가 해당 제품을 집에까지 실어나르는 영상 장면도 연출했다. 도이체포스트(DHL)와 프랑스 라포스트(La Poste)도 택배 드론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무인비행기가 택배를 ...
대중이 진보좌파에게 원하는 건제1044호“부유층의 이익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싸움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불평등한 나라 미국에 월가 오큐파이(점령하라) 운동을 계기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사회적 구호가 돌아오고 있다. 당시 진보주의자들이 전쟁비용 마련을 위해 고소득자에게 높은 세금을 거뒀던 정책은 점차 최고소득 제한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