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개·고양이가 사이가 안 좋대?제1043호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소파 밑에서 자다가 눈을 뜨니 집이 왜 이렇게 적막한 것 같지? 내 손바닥 안에 있는 줄 알았던 주인이 보이지 않자 불안해졌다. 야옹, 야옹 목 놓아 그를 불러봅니다. “만세, 왜 불러?” 집주인은 책상 앞에서 둥글게 몸을 숙이고 뭔가 열심히 쓰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니...
좌효리에게 박수를!제1043호최근 가수 이효리씨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이효리씨는 얼마 전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을 응원하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일부 누리꾼들에게 ‘좌효리’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인터뷰에서 “자기 생각을 밝히면서 다 같이 사회에 관심을 갖자고…
하늘이시여 사람이시여제1043호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13년 8월 초순이었다. 학습지노조 해고노동자(여성) 2명이 ‘해고자 원직 복직, 단체협약 원상 회복,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25m 높이의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200여 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난간도 없는 비좁은 공간에서 눈, ...
현실의 부조리를 가장 가깝게 드러낸 드라마는?제1043호정의가 이기는 걸 보고 싶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한창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을 때, TV 책 토론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말했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정의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 같다고. 중요한 예를 하나 들었다. 헌법소원이 눈에...
‘가짜 친구’만 조심하면제1042호예전 같으면 나 같은 사람은 번역가가 될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기억력이 나빠서 영어 단어를 통 암기하지 못하니 말이다. 책 한 권 번역하면서도 이미 사전에서 찾은 단어를 찾고 또 찾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글맞춤법도 그때그때 새로 찾아봐야 한다(이를테면 ‘생각건대’냐 ‘생각컨대’냐는 볼 때마다 헷갈린다). ...
그렇게 증오할 것을 얻었다제1042호책이 적시하는 음모론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최근 수년 동안 겪었던 진보의 편두통에 시달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지은이는 사회학자로서 음모론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빠졌지만 시민으로서는 거리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외 사례를 중심으로 논하겠다고 했으나 책(전상진 지음·문…
쇼하고 팔리고 병을 얻고제1042호루디: 공연에 동원되는 유인원들은 사육사를 부모 또는 동료로 여긴다. 나이를 먹어 사육사 통제가 어렵고 성격이 변하면 공연에서 제외되는데, 자신의 종을 보고 자라지 못한 유인원들은 무리 사이에 섞여들기가 어렵다. 침팬지 루디는 에버랜드 동물 공연의 스타였다. 조련사와 골프를 치고 사육사와 그림을 그렸다. 200...
둘은 구덩이 파고 여덟은 등 두드리는 건?제1042호건넛마을로 마실 다녀오시던 아버지는 아주 잘생긴 장꽁(꿩) 한 마리를 산 채로 두 다리를 포개어 거꾸로 들고 오셨습니다. 날아다니는 꽁은 본 적은 있지만 직접 곁에서 화려하게 생긴 수꽁을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가족들이 다 신기해하며 어떻게 잡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강을 막 건너려고 지름길로 오느라고…
동물윤리적으로 겨울나기 동물윤리적으로 사과하기제1042호며칠 전 잠에서 깨자마자 ‘송년 나의 스타일 모토는 딱 하나다, 윤리적 패션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날 바로 모토를 어겼다. 패딩을 꺼냈기 때문이다. 나는 재작년 겨울 처음으로 패딩을 구입했다. 딴에는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다면 브랜드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라는 어처구니없이 비장한 마음으로 이명박 전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