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핵무기 포기’ 스웨덴을 말했다…이 시를 읽고제1433호 “당신 주머니나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 것은, 특히 불행한 시기에,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다른 세계를 넣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오르한 파묵, <다른 색들> ‘독서에 관하여’ 세계는 왜 뒷걸음질 치는가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 사람과 책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 오랜 긴장...
그 말은 ‘인종주의’입니다, 정확하게 말해요제1433호 ‘흑인들은 동양인보다도 미련하고 흰 인종보다는 매우 천한지라.’ 1897년 6월24일 <독립신문>에 실린 사설의 일부다. 흑인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한 서양의 차별적인 시선이 국내 언론 기사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한 세기가 훌쩍 지났다. 지금의 한국은 어떨까.‘흑형’. 인터넷 커뮤니티...
용기 내어 ‘나’를 마주하라제1433호 눈앞에 있는 것들이 너무 벅차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어제가 꿈만 같고 오늘과 내일이 아득하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다. 대략 8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한다. 오랜 시간 꿋꿋이 자리를 ...
양자역학은 유령이 아니다 [뉴스 큐레이터]제1433호 양자물리학 최대 난제로 꼽혔던 ‘양자 얽힘’ 현상을 실험으로 입증한 이들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2022년 10월4일(현지시각)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알랭 아스페(75) 프랑스 파리사클레대학 교수와 존 클라우저(80) 미국 클라우저협회 창립자, 안톤 차일링거(77)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
[역사 속 공간] 성종은 성공하고 연산군은 실패한 이유?제1433호 “왕이 ‘그대가 죽음에 임해서도 말을 바꾸지 않는 것은 ‘신의’라는 말 때문에 그런 모양이다. (…) 내가 그대를 옥에 가둔 것은 그대가 고집하기 때문이다. (…) 이제부터 말할 만한 일이 있거든 극진히 말하라. 내가 가상하게 받아들이겠다. 그대가 의기가 있고 굴하지 않는 것이 나는 대단히 기쁘...
겨울 고라니 먹을 것까지 챙겨야지제1433호 옥수수 파는 건 끝났지만 옥수수 농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덜 여문 것, 너무 쇤 것을 빼고 딱 좋은 것만 골라 따서 팔고 나니, 절반은 그대로 옥수숫대에 매달린 채 남았다. 남은 옥수수는 완전히 여물어 말라가고 있다. 엄마랑 진부에 갔다. 엄마는 남은 옥수수를 보더니 그대로 바구니를 들고 옥수수밭에 ...
보는 방식은 모두 제각각제1433호 1. 공정하고 맛있는 인스타그램 우뚜기(@oottoogi) 이미 널리 알려진 인스타그램 ‘우뚜기’다. 하지만 여전히 우뚜기를 모르는 이들에게 전시 정보를 찾기에 최적화된 매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뚜기 운영자는 전시 옆에 ‘맛집’을 달아 전시를 보고 난 뒤 찾아갈 수 있는 음식점을 소개...
좁은 공간에서 한 방향으로 미술작품을 본다는 것제1433호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미술관은 종종 관람객으로 가득 차 있다. 2년 만이다. 못 보던 진풍경이다. 사람 풍경도 전시회를 보는 경험에 한몫했다.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전시를 찾아가봤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 방주’(이하 ‘최우람-작은 방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도시 아파트촌에는 역사가 없을까제1432호 <패션왕>과 <복학왕>의 작가 기안84가 원래 그리고 싶었던 만화는 “신도시 고등학생”이었다고 한다. 대상과의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 농밀하고 노골적인 묘사로 극찬과 비난을 한 몸에 받는 그가 ‘음울한 성장물’의 무대로 신도시를 설정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닌 게 아니라 ...
주의! 언덕을 함부로 파헤치지 말 것제1432호 텃밭 임대료를 입금한 뒤 주인 할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밭의 위치를 확인했다. 역시 ‘여기만은 아니겠지’ 싶었던 곳이 당첨이다. 남쪽에는 아파트가 떡하니 자리잡아 해를 가리고, 차도와 버스정류장 바로 아래에 있는 모호한 자리라 오래 묵혀 풀로 뒤덮인 땅이었다. 호기롭게 로터리치는(밭의 흙을 뒤집는)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