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는 ‘생명’이고 소는 ‘상품’인 걸까제1438호 산과학 수업의 실습 시간이었다. 수의과대학에서 산과학은 축산동물의 임신과 출산을 다루는 과목이다. 실습으로는 소의 직장 검사를 한다고 들었다. 소 항문에 손을 넣어 직장 주변 장기를 촉진한다. 주로 암소의 직장 벽을 손으로 만져 직장 바깥에 있는 자궁 주변 상태를 파악해 인공수정하거나 임신 여부를 진단한다.…
“경쟁 잘하는 사람? 스스로 잘 설명하는 사람”제1439호 “공부를 잘하고, 시험을 잘 보고, 좋은 직장을 얻고, 집을 사고, 계속 의미가 외재적인 것으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 시민들이 일상의 사소한 일들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자기 자녀들이 베이징으로 가기를 원하게 되죠.”중국 출신 인류학자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사...
약자 없는 약자복지 예산? 639조 윤석열 예산안 들여다보니..제1439호 나라 살림을 두고 국회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예산은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이자 정치적 협상의 결과물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은 639조원으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2일까지 2주 남짓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예산 심사 기간 동안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예산안의 주요...
‘50억 클럽’은 간데없고 ‘이재명 대선자금’만 나부껴제1440호 검찰이 ‘대장동 택지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이재명 대선자금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실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2022년 11월9일)한 데 이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시장 천국’ 전도사들의 성공과 추락제1438호 오늘날 경제학은 학문의 여러 분야 중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린다. 미국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경제학은&nb...
한국형 김치냉장고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제1438호 노트북 한구석에 ‘자투리’란 폴더가 있다. 글을 쓰다 전체적인 흐름과 영 어울리지 않는, 하지만 지우기는 아까운 문단이 있으면 따로 떼어 저장한다. 재밌는 점은 얼핏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자투리’ 문단들이 모여 완전히 새로운, 하지만 그럴싸한 글 하나가 만들어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김태호의 <...
유림 내 독립운동 힘빼기, 성균관 습격 사건제1437호 “아! 참 비통합니다. (…) 오늘날 유림계의 현실은 공자의 가르침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음은 무슨 까닭일까요? (…) 전국 유림 여러분 앞에 읍소하오니, 여러분께서는 반드시 간절한 의분으로써 일치단결하여 전에 없던 이 괴변을 기어코 숙정할 대계획을 수립하여 용감히 매진하신다면, 자유당의 강권도, 경찰...
어라라 생강이 한참 모자라네 [농사꾼들]제1438호 올해(2022년) 초, 내년 전남 곡성으로 이주를 결심하고, 집을 구하려면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으로 수익을 낼까 고민하던 찰나 이웃의 권유로 토종 조선 생강 농사 100평을 하게 됐다. 본업인 토종씨드림 활동가의 일과 따로 공부하는 일이 바빠서 안 하려 했는데, ‘농사도...
아픔은 익숙해졌어도 때때로 낯설다제1438호 지난 일주일간은 엄마와 밤마다 산책했다. 산책 코스는 매일 같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멀리 가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멀리 가리라 다짐하는 식이었다. 집에서 출발해 얼마 되지 않아 넓지 않은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건너온 저편을 바라보며 걸으면 하얀색 조그만 덩어리가 촘촘히 박힌 버드나무를 볼 수…
공직자여, 정몽주의 반의반만이라도 닮아라제1438호 14세기 말 여말선초(麗末鮮初)를 다루는 사극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정몽주는 ‘충’(忠)의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 몸이 죽고 죽어”로 시작되는 시조 ‘단심가’를 지은 이. 망해가는 고려를 지키려 이성계·정도전과 대립하다 이방원의 칼날에 죽어간 고려의 마지막 충신. 이성계는 그를 죽인 이방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