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부러운 사람들 ‘바밍타이거’, 왜?제1434호 4년차 카피라이터 오다록(30)의 머릿속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이 일을 오래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선배들을 보면 다 조금씩 낡아 있어. 일이 너무 많으니까.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는 직업이지만, 데드라인에 맞춰 빨리빨리 쳐내다보면 똑같은 일의 반복처럼 느껴져....
임화의 <조선문학사>가 어디 있다면제1434호 2018년 여름, 내가 소장한 북한 서적을 모아 ‘평양책방’이라는 이름의 전시를 서울도서관에서 열었다. ‘평양책방’ 전시를 보러 온 머리가 희끗한 북한학 연구자들이 복사본, 영인본으로만 봤던 책들의 실물을 보고 감개무량해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대 이전 북한 책은 오랫동안 남한...
한라산 잔주름 느끼며 가장 먼 거리를 [트랜스 제주 도전기]제1434호 폭염과 큰비가 교차하며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 날, 내가 속한 달리기 모임에서 가장 젊은 회원인 A가 올가을 ‘트랜스 제주 트레일러닝대회’(2022년 10월8일)에 나가보자고 했다. 나를 포함해 40~50대 나머지 회원 셋도 마음이 동했다. A는 제주 남동쪽 표선면 가시리 일대에서 열리...
뱀은 어디서 왔을까제1434호 “뱀이다.”비명과 함께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오금이 저려왔다. 지난봄 벌어진 일이다. 모진 겨울을 건너 따사로운 햇볕이 고마운 날이었다. 밭 한 귀퉁이에서 물을 저장하는 큰 대야를 옮기려 한쪽을 드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새끼 뱀 두 마리가 똬리를 튼 채 ‘뭘 봐?’라는 듯 나를 쳐다봤다. 대가리가...
닭이 감자보다 짧게 산다제1434호 무기력한 순간에 요리만큼 환기되는 일이 없다. 나무 도마 위에 놓인 애호박과 두부, 송이버섯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된장 푼 물을 끓이고 돌솥밥을 짓고 버섯을 굽는다. 직접 요리하면 내가 무엇을 먹을지 눈과 손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심된다. 식재료를 다듬은 손끝이 산뜻하고 도마는 향긋하다. 죽은 ...
어머니가 부끄러워 고향 떠난 허철봉의 운명은제1434호 1932년 5월23일에 일어난 그 비극적 사건은 두 개의 상이한 이름으로 불렸다. ‘송하살인사건’이 그 하나다. 일본 경찰이 붙인 명칭이었다. 함경북도 성진군 학중면 송하마을에서 허어금(19)과 허주화(16) 두 자매가 친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라는 뜻이었다. 당시 언론 보도는 한술 더 떴다. 어머니를...
책장을 정리하며 남겨놓은 책제1430호 본격적으로 고서 수집 세계에 뛰어들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고서수집가는 심각한 고민에 직면하게 된다.&...
그냥 그대로 살래요? 이거 살래요?제1433호 ‘윽….’ 분명 애드블록(광고차단)을 설치해놨는데, 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흐린 눈으로 재빨리 스크롤을 내린다. 그놈의 망할 피지 제거기 동영상 광고가 또 떴다. 남의 적나라한 분비물을 냅다 눈앞에 들이대 흔드는 광고. 그 이미지의 오른쪽 위에 있는 눈곱만한 ‘삭제’(×) 버튼을 마우스 혹은 손가락으로 조준...
1KB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제1433호 며칠 전 창의인재 페스티벌인 ‘2022 제로원데이’에서 프로토룸(김승범, 후니다킴)이라는 아티스트는 본인들이 직접 만든 전자악기에 오로지 1킬로바이트(KB) 용량의 코드를 넣어 테크노곡을 연주했다. 뿅뿅거리는 초창기 미디(MIDI) 음악 스타일을 이용해 30분 동안 관객을 무아지경의 순간으로 ...
폐경기 여성이 ‘골다공증’에 걸리는 이유제1433호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인체와 환경에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에는 반드시 경고 표시를 하게 돼 있습니다. 이때 경고용 그림문자는 해당 언어를 알지 못해도 의미를 짐작할 수 있도록 매우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화성 물질에는 불꽃 모양을 새기고, 수생환경 유해성 물질에는 죽은 물고기를 그려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