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프레임〉외 신간 안내제1100호 이기는 프레임 조지 레이코프·엘리자베스 웨흘링 지음, 나익주 옮김, 생각정원 펴냄, 1만3천원 레이코프의 저서 가운데 가장 ‘정치적으로 실용적’이다. 부제(‘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가 책의 주제를 말해준다. 레이코프의 안내말. “메시지 전달은 사고와 관련된 것이지, 결코 언어만의 문제가 ...
상처에 짓눌린 기억제1100호프리모 레비는 책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전쟁이 끝나자 이상하게도 수용소 시절 1년의 기억을 통째로 잊어버린 같은 아우슈비츠 생존자 동료에 대해 이야기한다. 프리모 레비는 작가로서 자신이 겪은 일을 증언하고 기록하다가 1987년 돌연 목숨을 끊었다. 곧 한국에서도 개봉을 앞둔 영화 <...
푹, 삽날처럼 꽂히는 시제1100호정의가 구조조정에 내몰리는 시대. 평등이 외주화로 떠밀리는 시대. 행복이 일반해고로 쫓겨나는 시대. 진실이 비듬처럼 우수수 흩어지는 시대. 생존이 6개월, 1년 단위로 재계약되는 시대. 100년 만에 포착한 중력파 신호가 가짜일 확률이 20만3천 년에 하나꼴인 시대. 그러나 골든타임 내팽개친 대통령의...
마법처럼 사라지는 그 냄새제1100호 5분 정도 지나면 익숙해진다. 다만 뇌가 코로 들어오는 냄새가 무해하다고 인정하기 전까지 기분이 좋지 않다. 아저씨 냄새가 어느새 집안 가득이다. 퇴근 뒤 집에서 이혼남을 반기는 건 글로는 묘사하기 힘든 그 냄새가 전부다. 아, 나는 내 냄새가 싫다. 집에 오는 손님들도 아저씨뿐이지만 그들을 뒤에 세우...
그리고 기다릴 것이다제1100호 냉장고가 없으면 뭐든 말리고 절여야 보관할 수 있다. 그때그때 계절에 맞춰 얻을 수 있는 채소, 과일, 물고기, 고기만 가지고도 얼마간 살아갈 수 있을 테지만 이 나라는 비 오고 눈 내리고 바람 불고 추워지면 땅은 씨앗을 감추고 바다는 파도를 일으키고 짐승들은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버린다. 밖에서 ...
주먹밥 먹으며 공기 천 판제1100호 공기 천 판 내기 결전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공기 천 판이 끝나는 날까지는 점심은 돌아가면서 한 번씩 주먹밥을 싸다 먹기로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바쁜데, 그냥 밥 싸주기도 힘든데 하시면서 주먹밥을 만드십니다. 좁쌀, 강냉이쌀, 검정콩에 쌀이 약간 섞인 밥에다 무수 장아찌를 들기름에 무쳐 ...
해제의 주문제1100호 *비디오게임 <비기너스 가이드>와 <스탠리 패러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1년 발표된 게임 <스탠리 패러블>(스탠리 우화)은 게임 자체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져 화제가 되었다. 도전 과제의 해결로 요약되는 게임의 서사에서 ‘과...
넌 이름이 뭐니?제1100호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자동차 디자인을 뽑으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한국 자동차 중에 애써 고르라면 아마 YF쏘나타가 처음 출시됐을 때 반응(지금의 쏘나타 디자인은 보편적인 디자인으로 돌아갔다) 정도가 생각난다. 이것도 지금 보면 그리 희한하지는 않는데, 이상한 디자인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있다...
이혼 ‘커밍아웃’ 괜찮을까요?제1100호아이 돌 무렵 남편과 이혼했고, 아이는 이제 7살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고 싶은데 참 쉽지 않아요. 직장을 다니느라 엄마들 얼굴 볼 기회는 부족하고 엄마들과 만나면 서로 집안일을 터놓아야 하니 어렵게만 느껴지네요. ‘선입견 갖지 말자’ 하면...
‘제3의 눈’으로 우주를 보다제1100호 하늘을 바라보고 동경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곳, 미지의 장소에 대한 두려움과 동경은 자연스럽게 하늘을 바라보고 별을 관찰하면서 그 상상의 나래를 펼쳐왔다. 인간은 땅을 밟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늘에 대한 동경은 수천 년의 인간 역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과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