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투표만 하고 끝?제1103호봄이다. 기다려도 해갈은 멀고, 기다리지 않아도 가뭄은 온다. 지혜는 예부터 있었다. 저수지 파고 물길 내는 것. 정치에 관한 ‘생각의 물길’을 내주고 ‘의지의 물그릇’이 되어줄 책은 없을까. 이런 대목은 어떨까. “일본의 정치는 이른바 ‘선거 절대주의’적 성향을 띱니다. 다수결에서 이긴 세력이 전횡을 휘둘...
그 사람이 보고 싶다제1103호살다보면, 그 사람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 되었을까, 문득 생각나는 경우가 있다. 그 존재가 마치 새처럼, 바람처럼 나를 찾아왔거나 또는 오래전에 둔 파스를 찾으려다 우연히 발견한 묵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기억의 터널 속으로 빨려드는 것과 같은 상황 말이다. 어제가 딱 그랬다. 바닷가에 앉아...
낄낄대자 사소한 성취를제1103호 바다는 지구의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한 채로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벽이 되기도 길이 되기도 하는 신비한 공간, 내가 바다를 자주 찾는 것은 변덕스러운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유년 시절, 바람을 타고 물 위를 가르는 세일링(sailing)을 시작한 ...
‘현대차 놀이터’에 SM6 도전장제1103호 벤츠는 3월7일 올해로 창업 100주년을 맞은 BMW를 향해 짧은 동영상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100년간의 경쟁에 감사하다. BMW가 없었던 그 전 30년은 좀 지루했다.” 벤츠의 역사는 130년. 벤츠를 시작한 지 30년 동안은 BMW가 없어 경쟁이 심심했다는 이야기다. ...
두 딸의 전쟁, 어떻게 할까요?제1103호 9살과 3살, 두 딸의 아빠입니다. 24개월 둘째는 언니 물건을 보면 모두 “내 거야”라고 합니다. 첫째를 화나게 만들지요. 둘이 잘 노는가 싶다가도 “으앙~ 으앙, 내 거야~” 하며 싸우곤 합니다. 저로서는 ‘나이 차가 많으니 첫째가 양보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많아요. 그럼 첫째는 삐치고, 부녀...
정미조, 37년만의 귀환제1103호 부마항쟁이 일어나고, 10·26 사건이 벌어지고,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1979년. 현대사의 결정적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 해로 기억될 그해에 한 가수가 자신의 은퇴를 알리고 고별 공연을 했다. 당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정미조였다. 그는 가수 생활을 그만두고 프랑스로 그림 공부를 하러...
망각에 반대하여제1103호 지옥에서 사라져간 소녀와 소년이 관객을 움직이고 있다. <귀향>의 14~15살 소녀들은 일본군의 짐승 같은 짓에 불귀의 객이 됐고, <사울의 아들>의 소년은 ‘토막’으로 불리며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 일본군과 나치는 위안부와 유대인을 ‘소각’했다. 수많은 ...
‘귀향’의 완생을 노래하다제1103호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다룬 영화 <귀향>의 관객 수가 개봉 3주 만에 300만 명을 넘었다. 이 영화는 여러 힘이 모여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이 문제를 세상에 알려온 피해자분들의 호소가 영화를 만든 절박한 이유가 되었다. 여기에 영화 제작을 포기하지 않았던 조정...
“무전기라는 판타지와 희망”제1103호 <시그널>(tvN)은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장르물도 대중적으로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강력한 신호였다. 장르물은 마니아들의 선호가 강해 한국의 좁은 드라마 시장에서 자리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다. 많은 장르물이 지상파 채널이 아닌 OCN 등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 소화되는 점이...
어차피 승자는 ‘알파고’제1103호 “이건 구글의 승리인데.”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생각은 이랬다. 정상의 인간과 최고 인공지능의 역사적 첫 대결.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치르는 바둑 대국 5번기 얘기다. 이로써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또 한 번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거대한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