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직업에 대한 단상제1101호 예전 유머 하나. 검사, 기자, 교수, 국회의원이 만나 넷이 술을 마시면 술값은 누가 낼까(경우에 따라 경찰이나 교사, 그냥 공무원을 넣어도 된다). 누구를 거론하더라도 정답은 ‘지나가는 시민이 낸다’이다. 그동안 이 이야기를 종종 했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격하게 동의했다. 그들의 ...
〈우리 아이들〉외 신간 안내제1101호우리 아이들 로버트 퍼트넘 지음, 정태식 옮김, 페이퍼로드 펴냄, 2만2천원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팍팍한 살림살이에서 못 벗어나는 사회를 청년들은 지옥으로 묘사한다.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부는 완강하게 대물림되는 탓이다. 책에서 분석 사례로 든 미국 도시 포트클린턴도 그러하다. 미국 ...
화장을 지우는 여자제1101호 자려고 누운 새벽에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화장을 잘하는 여자애가 보낸 것이었다. 화장을 한 얼굴과 지운 얼굴의 갭이 가장 큰 애이기도 했다. 메일의 제목은 ‘도움 요청’. 첫 문장은 이러했다. “갑자기 이런 글을 읽게 될 네 기분도 구리겠지만 이걸 쓴 내 기분은 어떻겠냐.” ...
지는 달과 뜨는 해를 한 하늘에서 만나다제1101호 등산에 입문하면 비교적 초기에 통과해야 할 관문 중 하나가 무박(無泊)산행이다. 밤 11시 이후 서울에서 버스로 출발해 새벽 3~4시께부터 10~13시간 정도 산행을 한다. 일출 시간이 계절에 따라 5시께부터 7시30분까지이므로 2~3시간 정도 야간산행을 하게 된다. 헤드랜턴으로...
여기는 헬조선, 울고 짜는 랩은 없어!제1101호 “이미 걸작을 보유한 래퍼 화지”. 화지의 두 번째 앨범 'ZISSOU'의 보도자료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이미 걸작’은 화지의 첫 앨범 'EAT'를 말한다. 이 문장에 거짓은 없다. 'EAT'는 발표와 함께 힙합 마니아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고, 지난해 한국대중음악...
이 여인, 바람이 분다제1101호 이야기나 사건, 캐릭터나 장면이 아니라, 특정한 영화적 요소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 허우샤오셴 감독의 <자객 섭은낭>을 보며 그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단 하나의 영화적 요소를 말해야 한다면 그것은 바람이다.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바람...
무시무시한 시절의 위고제1101호 연재 순서 ① 일본의 윤동주 도쿠토미 로카 ② 일본의 괴벨스 도쿠토미 소호 ③ 위대하고 혼란스런 파리의 빅토르 위고 ④ 무시무시한 시절의 위고 * 링크를 클릭하시면 해당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 맹신 세력의 ...
‘에코’라는 기호를 기리다제1101호도서관이 눈을 감았다. 박람강기 무불통지(博覽强記 無不通知). 엄청난 독서와 뛰어난 기억,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살아 있는 도서관’. 말의 뜻 그대로 르네상스적 지식인. 생전 자신의 책으로 도서관을 만들고파 했던 사람. 움베르토 에코(1932~2016). 이탈리아 볼로냐대...
농촌 소설에 박아넣은 ‘직설’제1101호이야기는 피다. 피가 돌지 않는 생명체는 죽고, 이야기가 돌지 않는 산업은 죽는다. 한국 농촌이 이야기의 진원지였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일흔이 다 된 농민(백남기·69)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100일 넘게 죽음을 맴돌아도 농업과 농촌은 이야기되지 않는다. 정치와 자본이 버린 농업을 무관심의 ...
‘오빠 달려’ 아니 ‘키트 달려’제1101호 1980년대 미국 드라마 시리즈 <전격 Z작전>에서처럼 머지않아 손목의 스마트워치에 대고 “키트, 가자 집으로!”를 외치면 내 앞에 나타나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탈 수 있게 될 것인가. 지난 2월4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구글의 요청에 회신하면서 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