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주양육자가 될 수 있다제1136호 18개월 아들을 키우는 A는 오랜만에 저녁 약속이 생겼다. 퇴근한 B에게 아이를 맡기고 감기약을 먹여 재우라고 당부한 뒤 서둘러 집을 나왔다. 하지만 곧 울리는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에 A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어떡해, 나가자마자 울어! ㅠ 계속 울어.” “얘가 왜 그러지? 미안한데 다시 와서 재우고 ...
문신으로 음주운전 예방?제1136호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더 많다.” 500년 전에도 술은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모양이다. 나는 영국 역사가 토머스 풀러의 저 말에 쉬이 동의하지 못한다. 그랬다간 삶이 너무도 지리멸렬할 테니까. 그렇기에 “술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악마요, 달콤한 독약이며, 기분 좋은...
신비주의제1136호 그날 밤, 신비주의에 빠졌다. 시작은 신천지였다. 매일 버스로 출퇴근길에 경기도 과천을 지난다. 몇 해 전 과천에는 유독 ‘신천지의 교회 침투’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알고 보니 과천은 신천지의 성지같은 곳이었다. 언젠가 과천의 반지하 주거 취재를 하는데, 취재원을 소개해준 지역 활동가가 그 지역...
픽션 같은 현실 현실 앞에 예술제1136호 “George Orwell’s 1984 is not fiction. It’s the reality in Park Geun-Hye’s South Korea. Not Censorship!...
가부장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제1136호 미국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1904~87)입니다. 한국에서 꽤 알려진 제 책으론 <신화의 힘>이 있어요. 28쇄 찍었죠. 소설가이자 번역가, 신화학자인 이윤기(1947~2010) 선생이 제 책을 여럿 번역했어요. 한국 독자와의 만남에 그의 공이 작지 않지요. 음,...
직접행동, 민주주의의 안전장치제1136호 지금 한반도 남쪽 시민들은 ‘문’(게이트) 앞에 서 있다. 추문과 부패의 파문으로 덧칠된 게이트. 시민들은 묻는다. ‘이 시대는 과연 무엇인가?’ 소설가 조세희는 16년 전 이미 규정했다. ‘파괴와 거짓 희망, 모멸의 시대’라고. 작가는 1970년대 박정희 독재를 가리켰지만, 그의 딸이 대통...
“최태민·최순실, 무당 아니다”제1136호 공주와 무녀. 정교일치 시대에 어울릴 법한 단어 조합이지만, 2016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단어가 칭하는 당사자들은 스스로 연관성을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으나, “미끼를 물어분” 미디어·네티즌의 상상력은 무한확장하고 있다. 소설 ‘공주전’, 한시 ‘박공주헌정시’...
혼연일체제1135호 10년 전 독일의 기억이 떠오른다. 박근혜 대통령 뒤에서 국정을 농단해온 최순실이 딸과 도피해 있는 그곳. 2006년 9월,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했다. 한복을 차려입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난 그는 감회에 젖었다. 감회는 오래가지 않았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따뜻함제1134호 아주 오래전에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이란 곳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 사는 중학생 아이 둘이 국어 과외를 의뢰해서 낯선 동네로 아르바이트를 다녔다. 과외 첫날 아이가 나에게 건넨 것은 버스 시간표였다. 한쪽으로는 일산, 한쪽으로는 서울 마포구와 은평구를 접한 그 동네는 신도시 개발에 포함되지 않아 섬처...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외 신간 안내제1134호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김태훈 지음, 남해의봄날 펴냄, 1만6천원 “대전을 벗어나 서울에 자리잡은 성심당을 과연 성심당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돈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벌겠지만 돈을 많이 버는 대신 우리 본질을 잃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어요.” 1956년 대전역 노점 찐빵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