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도시제1156호 “시내 중심으로 향하는 길은 구름 속을 방불케 했다. 도시는 고운 밀가루를 흩뿌려놓은 것 같은 ‘안개성(城)’으로 변했다. 이정표 구실을 하던 주요 건물들은 암울한 스모그 속으로 숨었다. 출근길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써 마스크 박람회장을 연상시켰다.” 누군가는 요즘 서울 풍경을 떠올렸을 것이다. ...
<창천이야기> 외 신간 안내제1155호창천이야기 김홍정 지음, 솔 펴냄, 1만3천원 “‘창천’은 작가가 살았거나, 살고 있거나, 살아야 할 공간이다. 지역적으로 보면 금강이 흐르는 공주, 근동이 될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별로 달라질 것이 없었던 이 지역에서 조금씩 변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당분간 기억에서 사라지지 못하도록 묶어둘 ...
박근혜가 세월호에 무심했던 까닭제1155호 1천여 일의 시간을 두고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참혹했던 이 사건을 어떤 이들은 냉정하리만치 외면했다. 왜 그렇게 무심했을까? ‘공포관리 이론’으로 설명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죽음 같은 공포 상태에 노출됐을 때, 상황을 부정하기 위해 국가나 종교 같은 초월적인 것에 집착한다. 아울...
내 안에 너 있다제1155호 방 안에 샐리와 앤이 있다. 바구니와 상자도 있다. 당신은 샐리가 공을 바구니에 담은 뒤 방을 나간 걸 본다. 샐리가 방을 나가자 앤이 공을 바구니에서 꺼내어 상자 안에 숨기는 것도 본다. 잠시 뒤 샐리가 방으로 돌아온다. 여기서 질문. 당신은 샐리가 어디에서 공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답이...
벌통의 명당자리제1155호 벌이 준비됐다면 벌통이 필요하다. 흔히 보는 네모난 상자 모양의 벌통을 ‘랑스트롱스(langstrongth) 벌통’이라고 부른다. 미국 양봉가 랑스트롱스가 만들었기 때문인데, 관리하기 편해 상업용으로 많이 쓰인다. 계상(위로 쌓아올림)이 가능해 꿀을 많이 모을 수 있지만, 분봉(...
육아휴직 계산서제1155호[Web발신] 하나, 03/20, 14:52 555********** 입금 750,000원, 육아급여 고용부 잔액 **0,000원 휴직 뒤 매달 받는 육아휴직 급여 입금을 알리는 문자메시지 내역이다. 대부분의 작장인이 ...
인간보다 로봇과 친해지는 시대제1155호 인간보다 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는 공상과학(SF) 영화의 단골 소재다. 과학은 신체뿐 아니라 감정마저 사람과 비슷한 로봇을 만드는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이 발행하는 과학기술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로봇이 사람의 롤모델이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눈물이 차올라…제1155호 “엄마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침대에 누워 재잘대던 아이가 보드라운 팔로 내 목을 감싸며 말했다. “엄마, 그런데 왜 사람은 죽어? 나이가 어려도 왜 먼저 죽기도 하는 거야?” 밤늦게 퇴근해서 동화책 읽어주는 것도 건너뛰고 불을 끄고는 밤새 써야 할 기사 생각에만 골몰했던 ‘불량 엄마’에게 ...
‘나는 진짜야’ 인증 강요 시대제1155호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밤하늘의 별과 같은 해시태그(#, 분류를 위한 꼬리표)가 우수수 떨어진다. #헬스타그램, #X맛탱, #X예, #살찔각, #인생샷 등 이미지에 뒤따르는 단어들이 바로 그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해시태그 수는 이미지 이상으로 늘어났고,...
굿바이 ‘뮤직아지트’제1155호 중고생 시절, 그러니까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에 ‘음악을 듣는다’는 건 뭔가 특별한 수고로움을 필요로 했다. 음반을 사려면 먼저 정보가 필요했다. 미리 들어보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음악 잡지를 사서 읽고 미국 빌보드 차트를 살피며 어떤 음악이 좋을지 끊임없이 탐구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