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벌은 다 수컷이야?제1158호 “처음 양봉 시작할 때 벌통에 여왕벌을 갖다넣으면 되는 거야?” “일벌은 다 수컷이야?” <한겨레> 미래라이프에디터석 ESC팀 이정국 선배가 내게 물었다. 상상력이 뛰어난 선배다운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벌통과 벌, 각종 장비의 준비를 마친 뒤 벌통에 사는 벌들에 대해...
게임 아직 안 끝났다제1158호 20세기 말 초등학교에선 21세기의 내 모습을 상상해 쓰거나 그려보라는 숙제가 많았다. 장밋빛 전망이 가득하던 시절 상상한 21세기는 대체로 놀라운 테크놀로지의 향연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미래였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해저도시와 우주시대가 아이들의 장밋빛 발표를 수놓았다. 화상통신을 하거나 컴퓨터가 모…
책, 세월호 시대를 인양하다제1158호 참혹한 시대에 문학은 그리고 글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작가 성석제는 2014년 6월 장편소설 <투명인간>을 내놓으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현실의 쓰나미는 소설이 세상을 향해 세워둔 둑을 너무도 쉽게 넘어 들어왔다. 아니, 그 둑이 그렇게 낮고 허술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사람 살리는 ‘알파고’제1158호 인간은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한다. 물에 빠진 이들의 손에 닿은 지푸라기는 때때로 ‘거대한 구명튜브’ 역할을 하게 된다. 세상을 살다보면 스스로 물에 빠지려는 이들도 있다. 영혼이 흔들리고 삶이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때가 위기의 순간이다. 위기의 순간에 누군가 손을 잡아주기 기대하는...
‘어떤’ 언론과 대세론의 붕괴제1158호 안정적으로 ‘대세론’이 유지될 때 언론은 별로 할 일이 없다. 특히 대통령을 만든다고 굳게 믿는 어떤 언론일수록 그 상황을 못 견뎌 한다. 한국 정치에서 ‘대선’이란 무대는 정책과 노선의 대결이 아니다. 한국에서 정책과 노선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본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1987년 이후 ...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 외 신간 안내제1157호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 백상현 지음, 위고 펴냄, 1만원 “세월호의 슬픔은 어떻게 혁명이 시작되고, 지속되고, 그리하여 어떻게 모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이다. 슬퍼하기를 멈추지 않는 투쟁은 2016년 11월의 혁명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근원지, 눈물...
수학은 아름다운 것 <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제1157호 수학이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 수학은 ‘미운 우리 새끼’ 취급받는다. 막대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를 만들어낸 탓이다. 물론 이는 수학의 잘못이 아니다. 정치가는 “수학에서 더 높은 성취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학교는 “제대로 수학을 가르치려면 더 많은 돈…
유언이 된 증언제1157호 노청자, 이귀분, 김영실, 리상옥, 심미자, 김대일, 강순애, 황금주…. 하얀색 책 표지에 20명의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이름 위에 바치는 일곱 글자는 ‘기억하겠습니다’. 이들은 남북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한명 한명 호명하는 책 <기억하겠습니다&g...
‘깨어나라, 육아 동지들’제1157호 9개월 전, 육아휴직을 시작하고 페이스북에 일상에 대한 글을 올릴 때마다 늘 스스로를 검열했다. 일터에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낼 지인들에게 평일 한낮의 풍경을 전하는 게 한가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지금, 더는 눈치를 보지 않는다. 평일 한낮의 집 역시 어느 직장 못지않은 고된 일터라는 사실...
씻김굿제1157호 1980년대 유행어 가운데 ‘이심전심’이 있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이순자 마음이 전두환 마음이란 뜻”이라고 깔깔거렸다. 속사정도 모르면서, 또 다른 유행어 ‘대머리 전두환’ ‘전봇대 전두환’과 어울려 괜히 웃겼던 것 같다. 1989년 12월17일치 <한겨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