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독박육아’를 하다제1173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출장이 끝나자마자 계획에도 없던 여름휴가를 썼다. 또다시 ‘독박육아’를 뒤집어쓴 아내에게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어서다. 휴가 목표는 단 하나, 육아다. 강원도 양양이라도 가볼까 싶었는데 목을 완벽히 가누지 못하는 도담이가 고생할 게 뻔해 XYZ 기자의 바캉스 기사(제1172호 특집1...
거의 모든 것의 통조림제1173호 끓이지도 데우지도 않았다. 순식간에 6첩 반상이 펼쳐졌다. 어머니의 손맛 대신 내 손끝으로 야무지게 차린 밥상. 육·해·공의 조화를 고려한 마음만은 어머니의 그것이었다. 이제 오감으로 즐겨볼까. 딸깍. 오색창연한 빛깔은 간데없이 다들 거무룩했다. 낯빛도 시무룩해졌다. 강한 짠내가 입안에 훅 번진...
혁신 좋아하세요?제1173호 ‘혁신’이란 좋은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 시대엔, 혁신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 별로 없다. 혁신은 ‘기술적 진보’와 융합돼 쓰이기도 한다. 혁신은 ‘새로운 것을 만든다’ ‘기존 습관을 바꾼다’는 뜻의 라틴어 ‘innovare’에서 파생됐다. 흥미로운 건, 이 단어가 2...
'똥파리'로 아버지와 화해한 양익준제1173호 김혜리 <씨네21> 기자는 인터뷰의 최고 경지는 가족 인터뷰라고 했다. 가장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는 사이일수록 인터뷰로 인한 상처는 더 크고 깊을 수 있고, 혹시 상대에게 상처를 줄까 조심스러워 어떤 질문도 꺼내기 쉽지 않아서일 것이다. 가장 어려운 인터뷰 상대는 ‘가...
블록체인이 연 ‘거래의 혁명’제1173호 미술품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미인도>가 천경자 화백의 작품인지 아닌지는 26년째 논란 중이다. 1980년대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가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작가가 작품을 창작하자마자 꼬리표를 하나 붙여놓고...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광개토왕비제1173호 대한민국에서 정규 역사교육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광개토왕비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높이 6.4m, 무게 10t에 육박하는 이 거대한 비는 5세기 초반 전성기를 맞이했던 고구려 역사의 상징이다.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을 비롯해 부여, 왜를 포괄하는 당대 동북아시아의 국제 정세에 대한 ...
슬픔과 분노의 심연에서제1173호“조명탄의 연기가 선을 그리며 내려오고 바다는 잔잔하고 (세월호 선수는) 고래가 머리를 쳐든 것 같고 옆에는 작은 배 한 척이 보인다. 굉장히 처연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진 같다. 하지만 침몰하는 배 안에는 생존해 있을 304명이 갇혀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구출이나 인양 작업이 시도되지 않은, 국가의 ...
한여름 밤, 그녀들의 미스터리제1172호여름이다. 그리고 여름휴가다.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쉼의 시간. 그동안 읽지 못한 책을 보며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여름을 서늘하게 해줄 오싹한 미스터리 소설을 권한다. 그중에서도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고, 쫄깃한 긴장감과 반전을 선사하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추천한다. 박현주 추리작가, 이다혜 북 칼럼니스...
‘그러면’을 고민하는 시민의 교과서제1172호갸륵하다. 착하고 장하다는 뜻. 지난겨울부터 봄까지 시민 1700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 떨어져 쌓인 촛농이 단단히 굳어 일편단심 새 나라를 만들자는 다짐이 되었다. 5·9 대선이 그렇게 치러졌고, 오매불망 갈망하던 민주정부가 9년 만에 다시 들어섰다. 그런데…. <새로고침 대한민국&...
더위에 몸 휘지지 말자제1172호여름엔 밥해 먹기가 쉽지 않다. 불 앞에서 일하기도 힘든데 기껏 만들어놓은 음식은 빨리 상한다. 의기소침해진다. 나는 주로 아침엔 간단히 국에 밥 말아먹는데 여름엔 더운 국이 싫으니 찬물에 밥 말아먹는다. 그러자니 곁들여 먹을 밑반찬이 몇 가지 있어야 한다. 덥고 만사가 귀찮을 때 냉장고에서 꺼내기만 하면 먹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