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제1175호긴 호흡기줄을 코에 단 14살 소년이 말했다. “꿈이 없어요.” 소년의 대답에 어른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생후 14개월 때부터 산소통은 성준이에겐 생명줄이었다. 성준이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다. 가습기 살균제와 ‘판박이’ 사건이 불과 반세기 전 외국에서도 있었다. 독일 제약회사 그뤼넨탈이 개발한 수면제 탈리도…
아직 헤어지는 중입니다제1175호얼마 전,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폭염주의보가 이어지던 8월 초였다. 한낮에 장례식장을 찾았다. 친구 가족이 기독교인이라는 말을 들었던지라 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들의 예식에 따라 묵념을 하려다 결국 절을 올렸다. 다행히 친구는 당황하지 않는 눈치였다. 조문할 때 나는 빈소에서 우왕좌왕하는 일이 잦은 ...
체포당한 혁명가는 어떻게 단련되는가제1175호 검거 선풍이 불었다. 1923년 1월17일 서울 삼판통(후암동)과 1월22일 효제동 총격전이 발발한 뒤 일본 경찰은 연루자 체포에 혈안이 됐다. 총격전의 주인공 김상옥이 이미 사망했는데도 그랬다. 현직 경관 4명이 사살당하고 총상을 입은 것에 경찰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적개심을 품었다. 김상옥과...
혁신은 경사로를 타고제1175호 영업 첫날 18만 계좌 개설. 5일 만에 100만 계좌 돌파. 13일 만에 또다시 200만 계좌 돌파. 수신(예금) 1조원, 여신(대출) 7700억원. 올여름 최대 화젯거리는 단연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정확히 모바일전문은행이다. 편리한 계좌 ...
약물 복용의 불명예는 영원하라제1175호 지난 8월5일 토요일 밤. 야구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두산과 LG가 1 대 1로 팽팽히 맞선 9회초,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사진)의 홈런이 터진 것이다. 2 대 1, 결과는 그대로 끝났다. 난리 날 상황이 아니었지만 결승 홈런을 친 타자가 김재환이어서 난리였다. 김재환은 ...
남성 팬티를 입는 여성들제1175호 “더 이상 여성팬티를 입을 수 없는 모미(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kong********) 남성팬티를 입어보니 너무 좋아서 다시 여성팬티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한 여성의 트윗이다. 지난 7월 말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남성팬티 바람이 불고...
가짜가 내세우는 ‘가짜’ 프레임제1175호 고조선의 수도 왕검성이 지금의 평양이며, 고조선 멸망 뒤 세워진 낙랑군의 위치 역시 평양 일대라는 것은 아직 낙랑군이 존속하던 3세기에 저술된 중국 역사서 <삼국지>와 약간 뒷시기에 저술된 <후한서> 등의 기록(제1174호 진짜고대사 ③ ‘낙랑군은 평양에 있었...
누구나 찍고 찍히는 2mm 몰카의 공포제1175호 지름 2mm의 세계. 강지원(22·가명)씨는 석 달 전 극초소형 공간에 갇혔다. 일상이 하나씩 파괴됐다. 일상적인 장소가 공포로 다가왔다. 늘 가던 공중화장실도 들어가지 못하고, 카페에선 구석 자리만 찾았다. 급기야 강씨는 한 달 전 집을 떠났다. 멀리 떨어진 도시의 친구 집에서 지낸다. 낯선 ...
‘나쁜 균형’은 이제 그만제1174호 남한의 새 정부가 대화 채널을 열기 위해 여러 유화적인 신호를 보내왔음에도 북한은 이를 거들떠보지 않고 오히려 미사일 발사의 빈도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 왜 그럴까? 북한의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은 대남 위협용도 과시용도 아닌 미국을 향한 ‘협박성 구애’의 유일무이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
지붕 위의 ‘냥떼구름’제1174호 해안도로 따라 제주도를 여행할 때다. 애월 바다에 넋이 나가 한참 보며 걸었다. 오래 걸었더니 출출해 식당을 찾는데 가까이 보리밥집이 보였다. 그런데 가만, 식당 입구 텃밭에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어라, 돌담 아래 또 한 마리, 임시 건물 천막 앞에도 두 마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