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 유산제1177호 서정주 전집이 20권 분량으로 완간된 모양이다. 편집위원들과 출판사의 적잖았을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서정주가 세상을 떠난 것이 2000년, 사후 17년 만에 완간됐으니 생각보다 늦은 감도 있다. 문학사적 중요성을 가진 인물일수록 당자의 전기적 행적이 어떠하든, 그로 인한 호오와 ...
예술이 빛나는 밤에제1177호 내 눈물보다 타인의 눈물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것도 생전 처음 보는 이가 흘린, 사연조차 알 수 없는 눈물이. 나를 가슴 깊이 울리는 존재 몇 년 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처음 본 할머니였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었지만, 원래 금발이던 ...
해고자 김정숙씨의 자부심제1177호노동이란 밥벌이를 위해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모든 행위를 통칭한다. 요즘은 상대방의 직업을 물을 때,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따져묻거나 어느 기업을 다니는지 캐묻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취업 자체가 삶의 질을 판가름하는 척도로 작용하는 사회구조 탓이다.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들일 기회를 얻기 위…
중국에 고속도로 있냐고요?제1177호미국에 ‘쿼라’(Quora)라는 이용자 지식 공유 서비스가 있다. 쿼라의 ‘중국’ 카테고리 아래 기상천외한 질문이 많이 수록돼 연일 중국에서 화제다. 예를 들면 ‘중국에 고속도로가 있느냐’는 질문에 네티즌은 ‘없다. 중국 사람들은 무협지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주로 기류를 타고 날아다닌다’라는 반어...
‘뉴스 편식’ 막아드립니다제1177호 지난회(제1174호)에선 편리한 인터넷 ‘맞춤형 서비스’가 우리에게 왜 독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봤다. 나만의 세계에 가둬 외눈박이를 만드는 ‘거품’(필터버블)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을까? 지난 대선 이후 미국에선 필터버블이 개인의 취향 가두기를 넘어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지경이라는 반성적 논의가 이어…
738명의 ‘문제’들제1177호 “738명. 정말 많은 분이 출연하셨네요.”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공개방송이 열리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벙커 2층 회의실에서 제작진을 기다리던 박연신 작가의 한숨 섞인 말입니다. 평균 5명의 출연자를 섭외하기 위해 전화로 설득하고, 시간을 조정하며 대본...
일제의 돈을 갖고 튀어라제1177호 48km였다. 두만강변 국경도시 회령에서 북간도 용정에 이르는 거리다. 조선의 전통적 거리 측정 단위로는 120리 길이다. 사람의 평균 걸음으로 1시간에 10리쯤 걸을 수 있으니 새벽 일찍 출발해 부지런히 걸으면 저녁 무렵 도착한다. 아직 철도나 자동차 도로가 없던 때다. 두 곳을 오가...
아직도 역사학계가 친일로 보이나요?제1177호 “전문 역사가들은 자기 영역을 그렇게 쉽게 넘겨줘서는 안 된다. 그들은 역사의 모든 풍부함과 복잡성 안에서 과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저기 바깥의 대중 영역에 있는 편향되고 틀리기까지 한 역사서에 맞서 싸워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우리의 지도자와 여…
김광석 죽음에 의문 던지는 기자제1176호 영화 <김광석>이 8월30일 개봉한다. 세월호 참사 관련 첫 번째 다큐멘터리영화이자 블랙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화 <다이빙벨>을 연출한 이상호 기자의 두 번째 개봉작이다. 이상호 기자는 1996년 발생한 가수 김광석 변사 사건을 낙종한 부끄러운 기사로 ...
북한 재벌도 문어발?제1176호내가 공저자로 참여한 북한 관련 책이 한국에서도 곧 출간된다(왼쪽 사진). 영국에선 2년 전에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출판사를 찾기 힘들었다. 한 출판인이 그 이유를 말해줬다. “한국(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관심 없다.” 영국은 어떨까. “나, 북한에 가봤어” 딱 한마디면 갑자기 모든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