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처녀를 위해 살지 않는다제1179호 어느 지방 도시에서 단 한 번도 1등 자리를 놓쳐본 적 없던 그녀가 서울의 모 여고에 입학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해 시집간 언니들의 집을 전전하며 학교를 다닌 결과치고 처음 치른 시험 성적은 처참했다. 밥값 축내며 쓸데없이 공부나 하고 있다는 구박에 이를 악물었다. 다음 시험에서 그녀는 ...
동네로 돌아온 동네책방제1179호 ‘동네책방을 살릴 길은 무엇일까.’ 서울 노원구에 자리한 동네책방 ‘51페이지’의 김종원 대표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가 올해 초부터 머리를 맞댔다. 수많은 대화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는 ‘동네책방에서만 파는 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판매 관행을 근본적…
어서와, 이런 고요는 처음이지?제1179호 힘내라! 동네책방 ① 책방을 체험하다 9월5일 오후 2시. 서울의 중심 남산 아래 첫 동네 용산구 해방촌을 찾았다. 해방촌 오거리와 신흥시장을 지나 주택가 골목길로 내려가자 벽돌집 앞에 ‘문학 중심 동네서점’ 입간판이 보였다. ‘여...
<공감의 시대> 외 신간 안내제1178호공감의 시대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 옮김, 김영사 펴냄, 1만7천원 ‘공감 본능’이 1억 년 이상 오래된 뇌 영역과 관련 있으며,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작동하도록 진화했고 종의 생존에 이득을 주었다고 한다. 2009년 출간돼 사회·정치·심리·경제 등 여러 학문에 영감을 준 책. 인간 누구...
눈 부릅뜨고 진실에 육박하라제1178호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66)은 ‘열차의 사유’를 보인다. 열차는 객차 그리고 객차와 객차를 잇는 ‘사이’로 짜인다. 다수가 안락한 객차에 앉아 있을 때, 서경식은 객차 바깥으로 나가 소음과 바람을 듣고 맞으며 사유한다. 그것은 고되고 고독한 일이다. 흔들리는 자리에 서서 그는 사유한다. 진실은 바로 그 ‘사...
엄마에게 보내는 그림편지제1178호 “엄마/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추락할 때,/ 한없이 내려만 가고 있을 때,// 나를 다시 잡아 올려줄 단단하고 뭉툭한 손을 가진 사람.”(<엄마라서> ‘엄마’편 중에서) 엄마와 딸,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 세상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또 가장 많이 ...
고로케 덤은 누가 먹었을까제1178호 지난회(제1175호)에 썼던 부산 구덕산 아래 국숫집 냄비국수를 내가 더 이상 못 먹게 된 것은 9살 무렵이었다. 그때까지 우리가 부산에 살았던 이유는 아버지가 근무하는 일본 선박회사에서 휴가를 받은 선원에게 배편만 제공했기 때문이다. 열 달 동안 대양을 떠돌다 두 달의 휴가를 받아 일본 본사로 귀환한 ...
아빠를 부탁해제1178호 다엘에게 멘토 같은 ‘아빠’가 생겼다. 이혼 후 간간이 안부를 전하던 전남편이 최근 다엘의 아빠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이다. 아빠의 빈자리가 채워진 것으로 다엘의 소원이 이뤄졌다. 다엘을 입양할 때 생모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들었지만 생부 정보는 듣지 못했다. 우리 사회 전체를 봐도 미혼부 얘기는 거의 ...
인터넷 ‘3대 적폐’제1178호 ‘적폐 청산’이 화두다. 인터넷에도 3대 적폐가 있다. 액티브X, 게시물 임시조치, 인터넷실명제다. 첫째, 액티브X의 폐해는 굳이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는 득이 없고 실만 가득한 인터넷 초기에 탄생한 구닥다리 플러그인이다. 창조주인 마이크로소프트조차 그 한계를 인정했건만 잔재...
“자존감은 행복을 이루는 바탕색”제1178호 자존감이 화두인 시대다. 자존감이 있으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자존감과 행복, 그리고 불안과 분노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출간 1년 동안 45만 부가 팔리며 부동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의원(정신과 전문의) 원장에게 물었다. 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