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년 도시 역사에 드리운 인류 문명의 명암제1453호 유엔 집계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2007년 도시 거주자 수가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2021년 기준 도시 인구 비율은 56%(약 44억6천만 명).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가 512곳,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메가시티(초거대도시)도 31곳이나 된다...
젊음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제1453호 매우 높은 확률로 실패한다는 것을 겪어 알고 있지만, 매번 때가 되면 다시금 불타오르는 결심들이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다이어트 결심도 그러합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이즈음이 가장 결심이 굳어지는 때이지요. 추운 날씨를 핑계 삼아 덜 움직이며 불어난 군살을 더는 두꺼운 겉옷으로 가릴 ...
단 한 명을 위한 노래제1452호 대학 시절 내내 외톨이였다. 입학하고 곧장 입대하는 바람에 친구 사귀기가 어려웠다. 나는 자꾸만 겉돌았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초소 근무 때는 버틸 만했다. 선임이 조는 동안 주위를 살피며 손바닥에 글을 적곤 했다. 글자들이 팔목을 지났다.내가 어릴 적 부모님은 자주 다퉜다. 거실...
강한 여자를 향한 불온한 시선제1452호 ‘성형 시대가 연 여성과 윤리적 공백 문제에는 어떤 가이드라인도 논쟁도 없다. 아름다움의 신화에는 아직 한계라는 것이 없다.’미국의 사회비평가 나오미 울프는 저서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에서 ‘아름다움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무기’라고 주장했다. 아름다움의 신화를 떠받치는 것 가운데 가장...
분열된 조선공산당에 새 노선을 제시한 김단야제1452호 김단야(29)는 1928년 9월20일에 열리는 쿠시넨위원회 회의에 출석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국제레닌학교에 재학할 때였다. 국제당 동양부의 추천으로 1926년 9월에 입학한 이래 3년째 되던 해였다.국제레닌학교란 국제공산당이 운영하던 각국 공산당 간부의 재교육 기관이었다. 대학교에...
이토록 ‘유쾌한 골짜기’ 메타버스와 AI 아바타들제1452호 챗지피티(ChatGPT) 등장으로 곧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이 작가니 변호사니 의사를 대체하리라고 이야기되는 와중에, 우리 얼굴도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싸이월드·제페토·인스타그램을 섞었다는 평을 받으며 화제를 몰았던 메타버스 플랫폼 ‘본디’(Bondee)가 그랬다. 카카오톡이나 인스...
‘발견’되려면 존재를 드러내야제1452호 나를 시장에 내놓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출판사에서 3년 넘게 근무하다 퇴사한 김연수(31·기획편집자)는 이직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지만,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일화가 떠오르지 않아 절망 중이다. “연애도 그렇잖아. 꼭 특출나야 할 수 있는 거 아니잖아.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괜찮은 ...
불행해? 어쩌면 장내세균 때문일지도제1450호 거의 휴면 상태나 다름없던 동문회 단체대화방에 오랜만에 메시지가 떴습니다. 읽지는 않았지만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갑니다. 한때 그 대화방을 채우던 소식의 대부분은 만남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결혼과 출산, 둘째 아이 탄생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 생명이 생기는 것에 대한 기쁜 소식이었지요. 그러더니 ...
<대행사>의 고아인, 이유없이 욕망하라… 코끼리가 ‘새 길’을 내듯이제1451호 어느 숲속, 한 소녀가 산딸기를 따고 있는데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난다. 소녀는 왕자에게 “기다리고 있었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칼을 꺼내 백마를 베어버린다. 뜻밖의 상황에 놀란 왕자에게 소녀는 당차게 말한다. “다른 여자애들이랑 달라서 놀랐니?” 새롭게 출시된 여전사 트레이닝 롤플레잉게임(RPG) <...
아직 일본에 남은 ‘조센징’을 위하여제1451호 ‘자이니치’라는 명칭에는 깊은 설움이 배어 있다. 자이니치는 ‘자이니치 조센징’(在日朝鮮人·일본에 사는 조선인)의 줄임말이다. 20세기 전반 제국주의 일본의 한반도 강점과 제2차 세계대전 패망이 낳은 디아스포라다. 해방 뒤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남은 조선인과 후손(재일동포)을 일컫는다.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