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도 결국 권력과 피지배층의 줄다리기제1447호 1490년,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는 ‘제국 우편 제도’를 창설했다. 당시 제국의 영토는 오스트리아와 남부 독일의 합스부르크 왕가 영지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북쪽으론 네덜란드까지 걸쳐 있었다. 라이벌 프랑스와는 패권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복잡한 영토 소유권의 유지·관...
흐릿한 윤 대통령… 권력의 언행은 명확해야 한다제1447호 1403년 6월3일. 경상도에서 세곡(세금으로 걷힌 쌀)을 싣고 한양으로 향하던 조운선(漕運船) 34척이 침몰했다. 기록은 “죽은 사람이 대단히 많았다”고 썼다. 관리가 생존자 수색을 벌이다 한 사람을 찾았는데, 그는 관원을 보더니 도망갔다. 붙잡아 까닭을 물으니 “이 고생스러운 일에서 떠나려 했다”고 말했...
예상치 못한 급류에 휘말린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제1447호 2006년 여름 진평강 하류, 다슬기로 뒤덮인 채 엉킨 두 남녀의 시신이 발견된다. 남자는 진평소방서 소방관 ‘도담 아빠’, 여자는 서울에서 진평으로 이사 온 미용사 ‘해솔 엄마’. 좁은 동네엔 ‘불륜’ 혹은 ‘치정’이란 단어가 돌고, 고등학생인 소녀 도담·소년 해솔은 ‘급류’ 속에 남겨진다.정대건 작가의 ...
어쩌면 설, OTT 우주를 탐험할 시간제1447호최근 뒤늦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격리 기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끼고 살았더니, 갑자기 ‘시간 부자’가 됐다. 모르는 사람의 말에 끼어들곤 하는 아줌마의 참견하는 마음으로, 설 연휴 기간 다른 사람의 헤매는 시간을 줄여주는 추천 목록을 작성해봤다. 내타내본, 내 시간(타임) 들여서 ...
풀 뽑고 툇마루 누워 하늘 올려다보니제1447호 밭에 농막을 놓은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휴대전화 사진첩을 훑어보니 농막 자리를 만드느라 굴착기를 동원해 나무를 옮겨 심고, 땅을 다지는 사진부터 기초를 놓고 바닥부터 나무를 쌓아올려 벽체가 만들어지고 지붕을 올리고 마무리하는 사진이 역순으로 나온다. 새삼 추억이 새록새록. 우리 농막은 3.8×3....
‘에반게리온’은 전공투 세대의 고군분투제1447호 “에바(에반게리온)에 타라, 신지.”199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첫 화에서 주인공 이카리 신지에게 아버지 겐도가 한 대사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니다. “탈 거면 빨리 타라”라는 비슷한 대사가 있을 뿐. 이 대사가 여전히 ‘진짜’로 여겨지는 이유는, 아마 ...
저 책들은 다 읽은 겁니까제1446호 책을 ‘받고, 선택’하는 일을 마쳤으니 이제 ‘읽고, 쓰는’ 일만 남았다. 어딘가 나를 소개할 때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당연히 ‘읽는’ 일이 쉬워야(혹은 할 만해야) 하건만 읽는 일마저 내겐 녹록지 않다. 게으름 탓이다. 종종 지인들이 집에 오면 묻는다. 묻는 방식은 ...
농사를 지으면 내일이 기대된다제1446호 새해 떡국 대신 지난해 말린 시래기로 국을 끓여 먹었다. 시래기는 빨래건조대에 며칠 말리다 식품건조기에 넣어가며 오래오래 말렸는데 먹을 때도 반나절 전에 한 번 삶아 불려야 해서 여간 번거로운 재료가 아니다. 하지만 한입 먹어보니 올가을에 무농사를 지어볼까 싶을 정도로 구수한 맛이 깊다. 경기도 ...
뻔한 복수극 아닌 ‘우아한 복수’ <더 글로리>의 세계제1447호 “또 사적 복수 이야기야?”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 학교폭력(학폭) 피해자가 복수하는 내용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한 질문이다. ‘학폭’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최근만 해도 <돼지의 왕>(티빙), <3인칭 복수>(디즈니플러스), <약한영웅&...
6년9개월 만에 체포된 이관술이 일제에 털어놓은 것은제1446호 “그해 연말에 다시 상경하니 예의 서대문서 사건이 벌어졌다. 나는 사건의 수습을 위하여 원동(苑洞) 김태준(金台俊) 동무와 처음 만났고, 그 뒤에 다시 함북으로 떠나는 데 관한 몇 가지 부탁을 하러 김태준 동무의 집에를 다시 갔다가, 숨어 있던 형사대에게 잡히고 말았다.”1이관술은 체포되던 상황을 이렇게 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