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라도 화내야 한다제1265호최근 들어 유독 그늘을 드리운 이가 있다면, 위축되고 자존감도 떨어져 보인다면, 별것 아닌 일에도 금방 서러워하는 등 감정 기복이 심하다면, 설상가상 입맛도 의욕도 없는 기색이라면, 그런데도 제대로 된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면… 조심스럽게 배우자나 파트너가 한눈을 판 일이 있는지 물어보면 좋겠다. 스스로 말하기…
육아는 ‘케바케’제1265호“어릴 때 동영상과 앱을 멀리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아이 낳기 전부터 들었다. 동의하지 않았다. 가끔은 “청소년기 내내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끊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무슨 신흥 종교 같아서 당황스러웠다. 아이를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뒀다. 물론 시간은 제한했다. 혼자 보도록 놔두지도 않았다....
2029년이 되면 우린제1265호이 글은 꼭 10년 전 <한겨레21>에 쓴 칼럼의 후속편이다. 당시에도 ‘서정민의 뮤직박스’ 꼭지가 있었는데, 3주에 한 번꼴인 지금과 달리 매주 나가는 대신 분량이 4분의 1도 채 안 되는 미니 칼럼이었다. 2009년 새해를 열어젖힌 제743호에 쓴 글의 제목은 이랬다. ‘10...
보노보 몸속에서 생사기로에 서다제1265호“제 소설은 질문에서 시작해요. ‘예스, 노’ 단답형으로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그런 질문, 소설적 질문이죠. 이번 소설의 질문은 ‘죽음 앞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유효한가’였어요.” 5월24일 오후 서울 서교동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만난 정유정(53) 작가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죽음과 자유의지. 그 질문을 ...
무말랭이에서 시작된 ‘봉테일’제1265호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한겨레21>도 호들갑을 떨어보았습니다. 김영진 영화평론가에게 ‘봉준호의 미학’에 대해 글을 부탁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미술, 음악, 연기까지 모두 챙기는 완벽주의로 ‘봉테일’이라고 불립니다. 스포일러가 ...
<증언> 외 신간안내제1264호증언 솔로몬 볼코프 엮음, 김병화 옮김, 온다프레스 펴냄, 2만5천원 20세기 대표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증언하는 스탈린식 독재와 그에 부역한 어용 예술가들의 만행은 전혀 낯설지 않다. 체제 비판적인 예술가와 지식인을 탄압하는 것은 독재정권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
작고 단단하게, ‘유유’하게!제1264호“(책을) 쌓으니 많아 보이네요.(웃음)” 5월21일 오후 경기도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유유출판사. 조성웅 대표가 <쓰기의 말들> <필사의 기초> <동사의 맛> <책 먹는 법> 등 책을 차곡차곡 쌓는다. 책 더미가 쓰러지지...
“새참 드시고 하세요”제1264호모심기하는 5월은 바쁜 달입니다. 모심기 전날 쌀 여덟 말을 물에 불려요. 그걸 모심는 날 새벽 읍내 방앗간에 가져갑니다. 절편을 만듭니다. 모심기 새참으로 내가려고요. 모심는 날에 친척들이 모여요. 작은 명절 같아요. 서울에 사는 자식들과 읍내에 사는 고모네, 동서네 식구들. 다 모이면 한 30명쯤...
일본은 지금 책의 미래로 회귀한다제1264호일본의 복합 서점 체인 ‘쓰타야’가 2018년 2월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점의 문을 닫았다. 같은 해 6월 롯폰기 ‘아오야마 북 센터’가 폐점 소식을 알렸다. 한 달 뒤 1980년 문을 연 기치조지 ‘파르코 북 센터’가 38년이란 긴 시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3월부터 지금까지 문을 닫은 쓰타야 ...
마지막 기회제1264호나는 ‘미투’ 국면에 부딪혔을 때(이 표현이 맞다, 나는 부딪혀서 멍이 들었다) 미투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는지 몰라 한동안 언어의 부재에 시달렸다. 왜냐하면 교육 현장에 나가면 청중은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강사님은 미투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는데, (네)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이 교육은 들을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