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과 정의> 외 신간안내제1280호판결과 정의 김영란 지음, 창비 펴냄, 1만5천원 대법관을 지낸 저자가 대법원 판결은 과연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했는지 묻는다. ‘사법 농단’ 사건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질문에 긍정적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대법원이 ‘정의’에 충실하려면 민주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
왜 임산부의 고통은 ‘정상’인가요?제1280호아내는 입덧이 심했다. 먹덧(속이 비면 입덧), 토덧(음식을 먹거나 냄새를 맡으면 입덧), 양치덧(양치만 해도 입덧)까지, 온종일 구역질을 했다. 최악은 침덧이었다. 자신의 침을 삼키지 못해 침대 옆에 휴지를 쌓아놓고 계속 침을 뱉었다. 무려 임신 4주차부터 20주차까지 넉 달 동안 일상생활이 ...
‘최애’ 가수를 바꾼 카세트테이프제1280호내가 비틀스에 입문한 건 고등학생 때였다. 비틀스가 위대한 밴드라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딱히 찾아 듣진 않았다. 강렬한 헤비메탈에 심취한 10대 소년에게 <예스터데이>처럼 말랑말랑한 노래는 좀처럼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날 음반가게에서 비틀스 카세트테이프를 집어든 건 순전히 표지...
틀린 질문제1280호‘조국 사태’라 일컫는 국면은 계급, 세대, 학벌 등 여러 영역에 화두를 던졌다. 그 과정에서 다층적 차별 구조 속에 놓인 많은 사람이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 상처받은 이는 또 있었다. 성소수자들이었다. 시작은 박지원 의원이었다. 그는 “몇 분의 목사...
그렇게 우리는 늙어간다제1280호제12회 서울노인영화제가 9월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100白BACK, #100’이다. 노인, 청년 등 다양한 세대가 ‘100세 시대’ 노년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자는 뜻이다. 영화제에서는 노인 당사자의 시선으로, 청년의 시선으로 담아...
세 작가의 여정이 시작됩니다제1280호<한겨레21>이 출판사 글항아리·오월의봄·한겨레출판과 함께한 르포작가 지원 공모제의 당선인3명을 확정했습니다. 글항아리는 류운정(필명)씨의 ‘연희단거리패 예술은 어떻게 악이라 불리게 되었는가’, , 오월의봄은 하미나(활동명)씨의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 한겨레출판은 도우리씨...
<자본주의와 경제적 이성의 광기> 외 신간안내제1279호자본주의와 경제적 이성의 광기 데이비드 하비 지음, 김성호 옮김, 창비 펴냄, 2만8천원 마르크스 이론에 회의적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마르크스의 예지적 논평은 2007~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무능함을 드러냈던 주류 이론보다 훨씬 더 예리하고 통찰력 ...
영국 개가 행복할까, 인도 개가 행복할까제1279호러시아 모스크바에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개들이 있다. 정기권을 지닌 승객처럼 일정 시간에 일정 구간을 탄다. 이 개들은 사람들이 소유한 애완견(반려견)이 아니다. 도시에서 독립적으로 삶을 꾸리는 길거리개다. 모스크바에 사는 길거리개 3만 마리 가운데 약 20마리가 이렇게 지하철을 타고 여행한다. 이 ...
‘서충’은 될지언정 기생충은 되지 말자 제1279호아침 7시께, 집 앞 버스 정류장에는 베이징 내 거의 모든 국제학교 등·하교 차량이 줄줄이 정차한다. 날마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중학생 딸이 뜬금없이 묻는다. “엄마, 우리 집은 무슨 계급이야?” “우리 집은 무슨 계급이야” 딸도 집 ...
대통령 같은 지진희, 보좌관 같은 이정재제1279호“드라마를 만드는 PD들이나 작가들의 입장에서 ‘아무리 비판해도 항의하지 않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이니 생각나는 대로 ‘밟아버리기 쉽고’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직업군이니 마음껏 비판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 (중략) 현실 정치인들이 전혀 공감할 수도 없고, 그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