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의 문학과 음악제1279호세계적인 중국 소설가 위화의 산문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푸른숲 펴냄) 속에서 문학과 음악은 겹을 이룬다. 낮은음자리와 높은음자리가 나란한 악보처럼. 신비하게도, 이 겹은 마음에 빛으로 남는다. 내면을 밝혀주면서, 동시에 우리의 일부가 된다. 연주가 끝난 뒤에도 마지막까지 잔향이 공간에 ...
우리 중 1인제1279호오래전 일이라고 담담히 고백하면서도 A는 울었다. 어느 날 A의 회사로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팀원 모두에게 배달된 편지에는, A는 동성애자인데 이 사실을 숨기고 있으며 지난 직장에서도 건강검진을 피하려고 2년이 다 돼가자 퇴직 후 이곳으로 옮겨온 걸 보면 에이즈가 의심되니 조심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
대학은 ‘뺑뺑이’로 가자제1279호이른 저녁 업무복 벗고 퇴근복으로 갈아입은 ‘직딩’들이 쏟아져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젊음과 ‘칼퇴’의 생기가 어우러지니 칙칙하던 거리가 환해졌다. 나도 모르게 “와, 이 길로 놀러 갈 수도 있겠네. 좋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문득 옆에 있던 아이에게 물었다. 영향력이 크지 않고 돈을 많이 벌진...
행복은 그저 삶의 부산물일 뿐제1278호고전적 우화 <파랑새>의 교훈은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처한 현실이 지옥이라면? 폭력과 빈곤, 불치병으로 몸과 마음이 환난을 겪고 있다면? 프리랜서 기자 김아리가 ‘마음 주치의’들과 인터뷰를 시작한 이유는 이랬다. “<파랑새>를 보고 행복을 ...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외 신간안내제1278호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반비 펴냄, 1만8천원 18살 여성이 강간을 신고했다. 일주일 뒤 여성은 신고가 허위라며 진술을 뒤집었다. 3년 뒤 강간범이 잡히면서 여성의 강간 신고가 사실이었음이 드러난다. 성범죄가 왜 ‘피...
경쟁·미션 없는 ‘여성 예능’의 탄생제1278호1995년 페미니스트 시각에서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잡지 <비치>를 공동 창간한 미국 작가 앤디 자이슬러는 저서 <페미니즘을 팝니다>에서 마저리 퍼거슨이 처음 쓴 ‘페미니스트의 오류’라는 표현을 소개한다. 페미니스트의 오류란 대중매체에 나오는 몇몇 유력한 여성의 모습을 실제 ...
펄떡거리는, 여명의 김새벽제1278호단단한 미소, 꼿꼿한 포옹, 독립적인 동행. 배우 김새벽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수식으로 설명되는 배우다. 도통 관습적 표현이나 카테고리 속으로 밀어넣을 수 없는 이 배우는 그렇게 부드럽게 휘감기는 공통된 감정의 한가운데 늘 곧고 투명한 자기만의 척추를 세워놓는다. 8월29일 개봉한 <벌새&g...
1920년대 연애소설인 듯, 연애소설 아닌 제1278호심훈의 글 중 <동방의 애인>이란 장편소설이 있다. 신문 연재소설이다. 일제강점기 1930년 10월29일부터 12월10일까지 <조선일보>에 실렸다. 그런데 연재소설치고 발표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은 점이 눈에 띈다. 두 달이 채 안 되는 단기간에 머물렀고, ...
총 1575만원 지원 공모, 마감을 서둘러주십시오제1278호<한겨레21>이 르포작가 지원 공모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은 최근 ‘공장이 떠난 도시’ 군산 편과 울산 동구 편을 통해 원고지 180장, 200장에 이르는 긴 호흡의 ‘르포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포털 뉴스 제목만으로 세상사를 알아가는 시대에 &...
어디가 중심제1278호대부분 학교가 개학하고, 많은 학교에서 2학기 학급회장 선거까지 마쳤을 시간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새로운 학급 임원을 뽑는 건 어느 학교에서나 당연한 일이다. 학급회장 선거가 끝나면 담임은 반 학생들에게 대체로 이런 식의 말을 한다. “오늘 당선된 학급회장을 중심으로 우리 반이 앞으로 잘 단합해서...